호킹은 25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KTH왕립과학원에서 열린 대중 강연에서 “블랙홀에 물체가 빨려 들어갈 때 물체의 정보(양성자 수 등 물리량)는 블랙홀 내부가 아니라 블랙홀의 경계선인 ‘사건의 지평선’에 저장되는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이날 보도했다.
호킹의 주장에 따르면 사건의 지평선 안쪽으로 들어온 물체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데, 이때 입자들이 사건의 지평선에 정보 흔적을 남긴다는 것. 이곳에 저장된 정보들은 이후 블랙홀이 반입자는 빨아들이고 입자는 서서히 방출하는 ‘호킹 복사’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입자와 함께 밖으로 빠져나온다는 이론이다.
이 정보는 블랙홀 가장자리에서 일종의 홀로그램 상태로 변형되거나 다른 우주로 나오게 된다. 다만, 정보가 혼란스럽고 쓸모없는 상태로 변해버렸기 때문에 다 타버려 재만 남은 백과사전처럼 정보의 기능은 이미 다 사라진 후라고 호킹은 설명했다.
그는 “블랙홀은 생각만큼 검지도 않고, 영원한 감옥도 아니다”라며 “블랙홀에 들어간 물체는 블랙홀 밖으로나 어쩌면 다른 우주로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호킹은 지난 1975년 호킹 복사이론을 발표하면서 블랙홀이 서서히 입자를 방출하다가 결국 증발해버린다고 주장했다. 이때 블랙홀이 빨아들인 물질의 정보는 나오지 못한 채 블랙홀과 함께 사라진다는 이론을 펼쳤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입자와 입자가 상호작용을 통해 흡수 및 붕괴되도 정보 손실은 있을 수 없다는 양자역학의 기본원리에는 반한다. 이에 이 내용의 ‘정보 역설’은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오랜 논쟁거리였다.
이후 호킹은 지난 2004년 과거의 오류를 인정하고 자신의 기존 주장을 180도 뒤집어 “블랙홀에 빨려들어간 정보가 방출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언급해 세계 과학계를 놀라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