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로 해석된 북한의 '유감' 결국 실시간 검색어에, 시민들 "유감이군요"

입력 2015-08-25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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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유감 표명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 대표인 김양건 당 비서와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오른쪽부터)이 25일 오전 판문점에서 '무박 4일' 마라톤 협상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통일부)

북한이 지난 4일 비무장지대 지뢰폭발로 인한 우리 측 군인 부상에 유감을 표명한 것을 두고 시민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25일 오전 2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지난 22일 오후부터 이날 0시55분까지 43시간여 시간동안 진행된 남북 고위급 접촉합의문을 발표했다.

합의문에 따르면 북측은 최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지뢰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현한 것은 물론 최근 발령한 준전시상태도 해제키로 했다. 우리 역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모든 확성기 방송을 이날 12시부터 중단하기로 약속했다.

김관진 실장은 합의문 발표에 앞서 "이번 회담에서 북한이 지뢰 도발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와 긴장 완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해석했다. 앞서 도발과 불안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확실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던 박근혜 대통령 역시 "이번에 북한이 자신들의 도발 행위에 유감을 표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한 것이 앞으로 남북 간에 신뢰로 모든 문제를 풀어가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북의 도발에 단호히 대응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지켜나간 결과"라고 평가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달랐다. 일부 시민들이 북한의 유감 표명에 대해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의미있는 결과로 보며 정부와 시각을 같이 한 반면 대부분의 시민들은 유감을 '사실상의 사과'로 해석한 정부를 SNS와 기사 댓글 등을 통해 거침없이 비판했다.

트위터리안 '@k613****'은 "유감은 어떤 감인가요? 유감 쇼 다음에는 지역 대표감 뽑기 쇼. 그 다음은 추장감 뽑기 쇼인가요? 여러 쇼에 농락당하는 부족민들이 유감이군요. 태풍 고니가 한반도에 상륙한다니 유감이군요"라며 꼬집었고, '@Becket****'은 "유감"이 곧 '사과'의 뜻은 아니지 않나?"라고 전했다.

'@artist****'와 '@blue_young****'은 각각 "유감 네 글자만 얻고 다 주다니", "유감[遺憾], 마음에 차지 않아 못마땅하고 섭섭한 느낌.이 유감이란 말 듣기 위해 지금껏 그 XX한거임? 대단하다"라고 거친 비난을 남겼다. 일부 네티즌들은 "일본의 식민지배 유감을 우린 사과로 생각했던가"라며 과거 일본의 유감 발언을 언급하기도 했다.

또 '@histo****은 "북한의 유감표명은 사과라고 보기에는 미흡하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사실상 사과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남북관계에 대한 DJ식 집착에서 나온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라는 과거 한 보수 언론의 발언을 인용해 정부의 해석을 간접적으로 지적했고, "@da****'은 "박근혜 대통령은 사과와 유감이란 말 차이를 모르는 게 아닐까?"라고 비판했다.

이날 북한이 유감을 표명했다는 정부의 발표 이후 온라인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는 유감이라는 단어가 상위권에 올라와있다. 북한의 유감 표명에 대한 정부의 해석을 두고 네티즌들이 정확한 이해와 해석을 찾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유감은 사전적으로 '마음에 차지 아니하여 섭섭하거나 불만스럽게 남아 있는 느낌'을 의미한다.

북한 유감 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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