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월급만 올리기' 주총 이슈로 부상

입력 2007-02-26 13:09 수정 2007-02-2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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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삼성중공업·에스원·고려아연 등 기관투자가 반대의결권 행사

12월결산 상장기업들의 정기주총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기관투자가들이 잇따라 회사측이 내놓은 안건에 반대의사를 밝히고 있다.

특히 주주들에 돌아가는 몫인 배당금은 제자리 수준인 반면 임원들에 대한 보수만 높이는 기업들에 대해 기관투자가들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26일 증권선물거래소 등에 따르면, CJ 지분 3.34%를 보유하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계열 펀드 포함)은 이사보수한도상향 안건에 반대의결권을 행사키로 했다. 23만9946주(0.79%)를 가지고 있는 한국투신도 이 안건에 반대의사를 밝혔다.

우리크레디트운용(0.53%)과 마이다스에셋(0.34%)도 이사 및 감사선임, 이사보수한도상향 등에 대해 반대의결권을 행사키로 결정했다.

CJ의 올해 정기주총에는 그룹 오너인 이재현 회장을 사내이사로, 조경식 전 농림수산부 장관을 사외이사(감사위원회 위원)로 각각 재선임하는 2호·3호 안건과, 총 7명의 이사진에 대한 보수한도를 100억원에서 130억원으로 올리는 4호 안건이 상정돼 있다.

특히 이사보수한도를 높이는 4호 안건에 대해서는 '큰손' 미래에셋과 한투운용이 반대표에 가세하면서 기관투자가의 반대의결권이 5%에 달해, 안건 통과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사보수 안건은 '보통결의' 사항으로 주총 참석 의결권의 2분의 1 이상,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찬성이 필요하다.

증권가에서는 CJ의 지난해 실적 부진이 자회사 투자실패 등에 기인했다는 점과 최근 주가가 부진하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이들 기관의 반대 의사 표명이 다른 주주들의 표심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CJ는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이 81.2%로 감소했으며, 주주배당금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실시키로 했다.

에스원, 고려아연도 이사보수한도 상향에 대해 일부 기관투자가의 반대의결권 행사가 나왔다.

에스원은 이사보수한도를 90억원에서 150억원으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에스원의 작년 순이익은 13.62% 증가했고, 배당금액은 800원에서 900원으로 소폭 올렸다.

고려아연도 이수보수한도를 15억원에서 30억원으로 두배 늘리는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이 회사는 작년 순이익이 499.2% 증가했고, 배당금액은 850원에서 1500원 높였다.

이들 기업의 이사보수한도 상향 안건에 반대의결권을 행사한 기관은 한국투신으로, 삼성중공업 지분 3.76%를 비롯해 에스원 6.06%, 고려아연 0.22%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김재동 한국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자산운용사의 보유지분은 모두 펀드투자자들에게서 나오는 만큼, 기업의 실적에 비례해 투자자들도 혜택을 받아야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올해 주총에서는 실적이 부진한데 임원보수를 높이는 기업, 실적이 개선됐지만 임원보수상향비율이나 경쟁사 대비 배당금액이 낮은 곳에 대해 반대의결권을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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