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피어슨이 172년 전통의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의 지분을 엑소르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각액은 4억6900만파운드(약 8500억원).
피어슨은 이날 이코노미스트를 소유한 이코노미스트 그룹 지분 50% 전량을 4억6900만 파운드에 아그넬리 가문이 이끄는 투자회사 엑소르(Exor)와 이코노미스트 그룹에 나눠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엑소르는 이코노미스트 그룹의 보통주 27.8%를 2억2750만 파운드에, 나머지 B 특별주는 5950만 파운드에 피어슨에서 매입하기로 했다. 피어슨이 보유한 나머지 보통주는 1억8200만 파운드에 이코노미스트 그룹이 되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엑소르는 기존 지분을 합쳐 이코노미스트 그룹의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이코노미스트 그룹 지분은 피어슨(50%) 이외에 로스차일드(21%), 아그넬리(4.7%), 슈로더, 캐드버리 등의 재벌 가문과 이코노미스트 전·현직 직원들이 분산 소유하고 있다.
지분 매각은 이코노미스트의 편집권 독립을 보장하기 위한 기구인 신탁관리자들(4명)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그러나 기존 주주인 엑소르와 이코노미스트 그룹이 인수 주체여서 승인을 거친 것으로 보인다. 피어슨은 지분 50%를 소유하고 있었지만 편집권 독립을 중시한 지배구조 때문에 경영권을 행사하지 못했다. 이사회 멤버 13명 가운데 6명만을 임명할 수 있었다.
지난해 이코노미스트 그룹은 6000만 파운드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그러나 매출은 오프라인 잡지 광고 감소로 3년 연속 떨어졌다. 1843년 영국에서 창간된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의 현재 발행 부수는 160만부로 추정된다.
피어슨은 지난달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를 발행하는 FT그룹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보유하고 있던 이코노미스트 지분까지 매각하면서 보도 출판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된다. 존 펄롱 피어슨 최고경영자(CEO)는 매각을 통해 얻은 자금을 교육 사업에 쏟아부을 예정이다. 펄롱 CEO는 성명에서 “피어슨은 앞으로 교육 사업의 글로벌 전략에 100% 힘을 쏟을 것”이라며 “교육 업계의 변화는 가파른 가운데 우리의 비즈니스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는 크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