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협상 합의안’의 의회 검증과 관련해 “의회가 합의안을 거부한다면 미국은 외교 선도국이자 국제사회의 지주로서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라며 5일(현지시간) 의회 승인을 압박했다.
이날 오전 오바마 대통령은 워싱턴D.C. 아메리칸 대학 국제관계대학원에서의 연설에서 의회가 이란 핵협상 합의안을 반드시 승인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전날 공화당 소속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이 이란 핵협상 합의안을 거부하는 내용의 발의하고 상원 역시 같은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이날 오바마 대통령 연설이 진행됐다.
1963년 쿠바 미사일 위기 속에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이 핵무기 감축을 촉구했던 현장인 아메리칸 대학을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 장소로 택한 것은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와의 대결 국면을 정명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에서 “의회가 합의안을 폐기하면 이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도록 길을 열어주고 이를 가속하게 하는 것”이라며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구속이나 우리가 고통스럽게 구축해온 제재 이상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의회가 합의안을 거부한다면 그것은 중동지역에서의 또 다른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합의는 원칙 있는 외교를 해온 미국의 전통 위에 세워진 것으로 일방적인 제재만으로 이란 핵무기를 해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환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이라크 전쟁에 찬성했던 많은 사람이 이번에는 이란 핵협상 합의에 반대하고 있다”며 공화당 강경파들을 겨냥해 비난했다.
전날 로이스 하원외교위원장은 이란 핵협상 승인법에 따라 합의안을 거부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발의했다. 이에 미국 의회는 오는 9월17일까지 60일간 이란 핵 합의문을 검토하고 승인 또는 거부를 결정한다. 해당 기간에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 제재를 미루거나 낮추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를 할 수 없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