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구시장이 발광다이오드(LED)의 등장과 함께 전환기를 맞고 있다.
글로벌 주요 전구생산업체들이 최근 전통적인 전구 관련 사업을 줄이고 LED 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고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지난 10년여 간 백열등, 형광등 등 기존 전구들은 관련 기업들의 핵심이었다. 바클레이의 제임스 스테틀러 분석가는 “조명, 전구 시장에서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필립스, 시멘스, 제너럴일렉트릭(GE) 등은 독과점을 즐겨왔다”며 “이는 일정시간이 지나면 교체해야 하는 전구의 특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높은 수익성과 에너지 효율 등에서 우수한 LED의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기업들의 사업 구조에도 변화가 일어났다.
FT는 현재 전구업계의 추세가 백열등, 할로겐, 형광등에서 LED로 빠르게 교체되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 전구는 필라멘트에 의존해 빛을 생산하는 반면 LED는 반도체 소자로 갈륨 비소 등의 화합물에 전류를 흘려 빛을 발산해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 각국 정부 역시 에너지 효율을 위해 LED 조명 사업을 지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프로스트앤설리번의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LED 시장 규모는 지난해 323억 달러(약 37조8620억원)로 전년 대비 35% 급성장세를 보였다. 보고서는 2019년까지 시장 규모가 지금보다 약 2배 가까이 늘어난 7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2020년까지의 성장률은 84%에 도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FT는 LED 시장 규모 확대로 아시아에서 저가 기업이 늘어나 기존 업계를 지배하던 기업들에 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과는 다른 ‘스마트(Smart)’·‘커넥티드 라이팅(Connected lighting)’모델을 중심으로 한 사업 전략을 내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스트앤설리번의 한 디렉터는 “향후 10년 뒤 전구업계에는 더 많은 조명이 개발될 것”이라며 “만약 기업의 핵심 역량이 존재하지 않으면 다른 기업의 기술을 영입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네덜란드 전구생산업체인 필립스의 경우, 지난해 9월 조명사업부를 분리하고 가전사업부와 헬스케어사업부를 ‘헬스테크’사업부로 통합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필립스는 “다음 세기를 준비하고자 조명사업부를 독립시켰다. 이것이 우리가 시장 점유율 확대와 함께 글로벌 리더로서의 위치를 확장할 기회”라고 설명했다.
필립스의 구조조정에 대해 전문가들은 사업의 중심이 상대적으로 이윤이 낮은 조명 부문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헬스케어 부문으로 이동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필립스는 7800㎡에 달하는 매장에 800개의 LED를 설치해 고객들의 휴대전화로 매장 위치를 전송할 수 있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