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이하 연준)가 거의 10년 만의 첫 금리인상을 향해 조심스럽게 또 한 걸음을 내디뎠다.
연준은 29일(현지시간)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치고 성명을 통해 현행 0~0.25%인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또 연준은 지난 3월부터 FOMC 성명에 등장했던 ‘노동시장이 더 개선되고, 물가가 중기적으로 목표치인 2%까지 회복된다는 합리적 확신을 가진 뒤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기대한다’는 문장도 그대로 유지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것이다. 그러나 연준은 이번 FOMC 성명 곳곳에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는 시그널을 담았다. 특히 고용과 주택시장의 호조를 강조했다. 연준은 일자리 증가에 대해 ‘견조하다’고 판단했고, 주택시장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개선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고용시장 개선을 평가할 때 사용했던 ‘다소(somewhat)’라는 부정적인 표현을 삭제하면서도 기준금리 인상의 전제 조건인 고용시장의 향후 개선 정도를 표현할 때 ‘좀 더(some)’란 단어를 추가해 금리인상의 여건이 조성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인상을 향한 걸음마를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아직 카드를 다 보여주길 원치 않는다면서 계속 문 앞에 서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페더레이티드 인베스터스의 필 올랜도 수석 주식시장 투자전략가는 “9월을 시작으로 금리를 25bp(bp=0.01%P)씩 4회 올리면 정책 금리는 내년 6월에 1%에 달할 것”이라며 “연준은 미국 대선(내년 11월) 5개월 전까지 금리 인상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고 점쳤다. 최근 유출된 연준 자료에서 금리가 올해 4분기에 연 0.35%로 인상될 것이란 내용이 담겨 있던 만큼 시장에선 9월 인상설이 힘을 받는 분위기다.
웰스파고 펀드 매니지먼트의 브라이언 제이콥센 수석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노동시장의 상황은 충분히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연준은 작은 확증을 원하는 것”이라며 연준이 신중을 기하기 위해 시간을 버는 것으로 풀이했다.
BTIG의 댄 그린하우스 수석 투자전략가는 “다음 9월 회의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연준이나 시장이나 9월 금리인상에 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이 사이에 발표되는 굵직한 경제지표를 근거로 금리인상에 대한 채비를 단단히 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다.
올해 FOMC는 9월과 10월, 12월 단 세 차례 만을 남겨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