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구체적인 인상 시기는 이번에도 밝히지 않았으나 9월 인상 가능성은 열어뒀다.
연준은 29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열린 통화정책 결정기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 결과를 담은 성명을 통해 0~0.25%의 현행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연준은 금리를 동결했지만 성명 곳곳에 금리 인상 가능성을 유추할 수 있는 표현을 담았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이르면 오는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FOMC는 성명에서 “고용시장이 점차 개선되고 있으며, 실업률도 감소하고 있다”면서 “‘노동력 저활용(underutilization)’도 올해 초부터 줄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부터 FOMC 회의 결과 성명에 등장했던 “노동시장이 더 개선되고, 물가가 중기적으로 목표치인 2%까지 회복된다는 합리적 확신을 가진 뒤에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이 적절하다고 기대한다”는 문장도 그대로 유지했다. 인플레이션율이 여전히 2%를 밑돌고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관련 지표를 주시하겠다는 기조도 밝혔다.
주목할 점은 현재 고용시장 개선을 평가할 때 사용했던 ‘다소(somewhat)’라는 표현을 삭제했다는 것이다. 대신, 기준금리 인상을 위한 전제조건인 고용시장이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정도를 표현할 때 ‘약간(some)’이란 단어를 추가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금리를 인상할 수 있을 정도로 고용시장이 일정 수준에 이르렀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향후 발표 예정인 고용지표, 인플레이션지표 결과에 따라 연준이 금리를 9월에 인상할지가 판가름 날 것이란 전망이다.
이안 셰퍼드슨 판테온 매크로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약간’이란 단어가 성명에 추가된 것은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염두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요한 변화로 볼 수 있다”면서 “9월에 금리를 올리기 위해서 고용시장이 많이 개선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의 변수로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꼽았다. 연준은 이달 성명에서 “에너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지난달에 언급했던 부분을 삭제했다. 최근 하락세를 보인 유가, 금값 등 상품 가격의 변동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상품가격 하락이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 달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브라이언 제이콥슨 웰스파고어드밴티지펀드 수석포트폴리오전략가는 “연준이 일보전진한 동시에 일보후퇴했다”면서 “금리 인상이 가능할 만큼 고용시장은 좋아졌지만 최근 상품가격 하락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확신이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기준금리 동결은 FOMC 위원 10명이 만장일치로 합의했다. FOMC의 금리 동결 만장일치는 이번 회의를 포함해 5회 연속 나왔다. 5회 연속 만장일치는 2009년 이후 최장기간 기록이다. 다음 연준 FOMC 회의는 9월 16, 17일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