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증설 마친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공장...“생산량 2배 늘려 세계시장 공략”

입력 2015-07-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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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충남 서산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긴 컨베이어 벨트가 쉼없이 돌아가며 움직였다. 가루 형태의 원자재를 섞어 만든 슬러리를 알루미늄과 구리 호일에 코팅한 후 믹싱과 압축을 거쳐 직사각형 모양으로 잘라 배터리 셀을 만든다. 완성된 배터리 셀이 약 1주일 동안의 활성화 기간을 거치게 되면 비로소 하나의 배터리가 완성된다. 김유석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부장은 “먼지가 없는 상태에서 수분 1% 미만으로 관리해야 될 정도로 까다로운 과정”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 충남 서산에 있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의 설비를 두 배 규모로 증설하고 본격 상업생산에 돌입한다.

29일 SK이노베이션의 서산 배터리 공장을 찾았다. 서산오토밸리 내 들어선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공장은 올해 5월과 7월 1·2호 생산라인 증설을 완료하고 기존 연산 1만5000대 분량(300MWh)의 2배인 전기차 3만 대에 공급 가능한 수준(700MWh)의 설비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은 기존 대전 GT(Global Technology) 내 100MWh를 포함해 총 800MWh의 생산 설비를 갖추게 됐다.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는 원재료를 가공하는 전극 공정, 가공 후 조립, 활성화 공정, 팩 공정 등 4단계의 과정을 거친다. 먼지와 수분에 민감한 리튬의 특성 때문에 생산라인에 들어설 때에는 방진복을 모두 입어야 할 만큼 철저하게 관리된다. 이렇게 완성된 배터리는 현대기아차와 중국 베이징자동차 등 고객사에 전달된다.

▲SK이노베이션 엔지니어가 배터리 셀 생산공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의 생산라인 증설은 기아자동차의 전기차 ‘쏘울 EV’와 중국 베이징자동차의 전기차 ‘EV200’, ‘ES210’에 대한 공급물량이 늘었기 때문이다. 현재 100% 가동률로 24시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은 현대기아자동차, 베이징자동차 등 국내외 고객사 중심의 꾸준한 수주를 바탕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등록대수 1056대로 국내 보급 전기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아차 레이EV에 쏘울EV(385대 등록)를 더할 경우, 지난해 국내 보급 전기차(2703대) 중 절반 이상이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탑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사업도 순조롭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월 베이징전공, 베이징자동차와 손잡고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Beijing BESK Technology)’를 설립했다. SK이노베이션은 APEC 행사 차량으로 선정된 베이징자동차의 ‘ES210(舊 선바오, Shenbao)’과 베이징시 택시 및 일반 판매용 차량으로 활용중인 ‘EV200’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올해는 중국 자동차 업체에 하이브리드 버스용 배터리 공급을 추진하는 등 중국 내 수주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산 공장의 생산라인 증설은 정철길 사장이 올해 초 SK이노베이션 CEO로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투자 결정한 사업이다. 정 사장은 지난 5월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배터리 사업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포기는 없다”면서 “SK는 적은 인력과 사업규모로도 꾸준한 수주를 통해 가시적 성과를 창출해내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PHEV)와 순수 전기차(BEV)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고, 관련 분야를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김유석 배터리사업부장은 “PHEV와 BEV의 가격 경쟁력과 기술력을 높이고, 기존 고객의 내실을 다진다면 2018년쯤에는 세계적인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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