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손해보험이 자본 확충 및 재무 건전성 제고를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업계 평균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급여력(RBC)비율을 확충하고 IFRS4 2(국제회계제도 2단계)를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농협손보는 최근 15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100% 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가 참여하게 된다. 지난해 10월 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이후 약 9개월여 만이다.
농협손보가 대규모 자금조달을 하는 이유는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인 것으로 풀이된다. 농협손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3월에도 380억원 규모의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가운데 68.2%가 현금배당으로 사용된 것이다.
현금배당을 실시하면서 RBC비율도 지난해 말 215%에서 올해 3월말 194.5%로 20.4%포인트 줄었다. 농협손보의 RBC비율은 손보업계 평균인 265.4%와 비교하면 70.9% 모자란 수치다.
농협손보는 이번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RBC비율이 23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는 RBC비율을 상승시키고 IFRS4 2를 미리 대응하기 위해서다"고 설명했다.
오는 2018년부터 적용되는 IFRS4 2단계에선 보험부채를 매 보고기간 말에 현행추정을 통해 공정가치로 재측정하고 그 변동을 단기손익으로 인식한다. 이처럼 보험부채 평가방법이 바뀌게 되면 기존 보유계약에서 예상되는 손실 금액의 처리 방법과 그에 따른 위험기준자기자본(RBC) 비용에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다만 반복되는 농협손보의 배당과 유상증자에 업계에서는 농협금융지주가 매년 필요 없는 이자를 지불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타내고 있다. 농협지주는 지난해 농협손보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채권을 발행했다. 즉 채권발행시 지불해야하는 이자비용이 나가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농협손보가 RBC비율이 하락하면서까지 대규모 배당을 하는 이유는 지배구조가 일반 금융사들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농협손보는 개인이 대주주가 아닌 농협금융지주→ 농협중앙회→ 단위조합의 지배구조로 이뤄져 있다. 때문에 농협손보가 배당을 한다면 단위조합으로 이익이 넘어가게 된다는 것이 농협지주 측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