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실적발표 D-1 '폭풍전야'… 대규모 적자 후폭풍에 좌불안석

입력 2015-07-28 08:44 수정 2015-07-28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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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ㆍ삼성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모두 29일 실적발표… 해양플랜트 추가 손실 막기 위해 안간힘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이 오는 29일 일제히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이들 조선 ‘빅3’의 해양플랜트 사업 부실 규모가 예상치를 넘어설 것이란 소문이 나돌면서 3사는 폭풍전야의 분위기에 감싸여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등 각 수장들도 여름휴가를 반납한 채 실적발표 후 몰아칠 후폭풍에 대비하고 있다.

이들 회사의 2분기 적자 규모 예상치는 이미 시장에 알려져 있다. 그러나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적자가 발표될 경우 그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곳은 대우조선해양이다. 이 회사는 2분기 실적에 그동안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누적된 손실을 반영할 계획이다. 대우조선해양의 해양플랜트 부문 손실 규모는 3조1000억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정성립 사장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여름 휴가도 잊은 채 매일 회사에 출근하고 있다. 정 사장은 시장의 우려가 큰 만큼 당초 내달 초로 예정됐던 실적 발표를 29일로 앞당겼다.

업계에선 실적 발표 후 정 사장이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은행도 27일부터 대우조선해양에 경영관리단을 파견해 실사에 착수했다.

박대영 사장 역시 이번 실적 발표가 삼성중공업 수장에 오른 이후 최대 고비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7500억원(충당금 포함)의 손실을 털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반영한 손실 규모가 지나치게 적은 것으로 평가했다.

이 때문에 삼성중공업이 언젠가는 추가 손실을 회계에 반영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돼 왔다.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이번 2분기 최대 1조7000억원의 해양플랜트 부문 부실을 실적에 반영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그나마 사정이 낫다. 이 회사는 해양플랜트 부문의 부실 대부분을 지난해 회계에 반영하면서 2014년 3조249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역시 아직까지도 해양플랜트의 부실 늪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다. 일부 프로젝트에서는 계약변경(change order)이 발생하면서 이 회사는 2분기 1000억~2000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하게 됐다.

권오갑 사장 역시 최근 경영진에게 “부실은 털고 또 털어도 계속 나오고 아직도 길이 안 보인다. 터널은 길고 갈 길은 여전히 멀다”고 털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실적발표 이후 조선 빅3의 주가도 각 CEO에게는 골칫거리다. 대우조선해양은 주가는 지난 14일 종가기준 1만2500원이었지만 27일 7520원으로 39.8%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중공업 12.6%, 삼성중공업 20.1%씩 각각 내렸다. 실적 발표 이후에도 조선업의 잠재 부실의 우려가 커지면서 주가는 당분간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조선 빅3의 2분기 대규모 적자가 끝이 아닐 것이란 분석은 조선업의 미래를 더욱 암울하게 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대규모 부실 배경에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9조4150억원에 달하는 미청구공사대금이 있었다. 미청구공사란 매출채권의 일종으로 ‘발주처로부터 아직 받지 못한 돈’이다. 제조사에서는 공사 진행률을 50%로 보지만 발주처에서는 40%만 인정했다면 10%가 미청구공사로 분류된다. 이 항목은 장부에는 자산으로 반영된다. 그러나 해당 프로젝트의 진척이 더디거나 차질을 빚으면 언제든 대규모 손실로 변할 위험성을 갖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현대중공업은 7조4630억원, 삼성중공업은 4조7990억원에 미청구공사금액을 갖고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의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금액 비율은 43%로 대우조선해양(55%) 다음으로 많다. 현대중공업의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금액 비율은 20%다.

중공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을 털어내도 최근에 수주한 프로젝트가 내년이나 내후년에 손실을 발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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