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저성장 구조 속에 맏형(은행)의 의존도를 줄이고 둘째(비은행 계열사)의 힘을 키운 한 회장의 균형있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빛을 발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은 2분기 577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전년동기(5776억원)와 비교하면 19.8%, 전분기(5921억원)와 비교하면 16.9% 늘어난 규모다. 이에 신한금융은 상반기 1조 2841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지난 2010년 이후 6년 연속 상반기 1조원 돌파라는 기록을 이어갔다.
성적표를 받아들고 가장 안도의 한숨을 돌린 사람은 한 회장이다. 1분기 실적 역전을 두고 ‘리딩뱅크’ 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에 속을 끓인 터였다. KB금융 일회성 요인이 제거되며 신한금융이 2분기 ‘실적 1위’에 복귀할 것이란 예상이 쏟아졌지만 한 회장은 만족할 수 없었다. 추정 성장률이 마이너스(-) 였기 때문이었다. 실제 당초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이 2분기 5500~5900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내용은 예상과 달리 알찼다. 충당금 적립 및 순이자마진(NIM) 하락에도 불구하고 순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이 껑충 뛰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실제 2분기 신한금융 순수수료이익은 427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나 늘었다. 신탁, 카드, 펀드, IB(투자은행) 등 자산관리부분에서 골고루 이익을 냈다. 기타 비이자이익 역시 유가증권 및 대출채권 매각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274% 늘어난 2432억원을 기록했다.
비은행 계열사들이 선전한 덕이다. 상반기 기준 비은행 부문의 순이익 합은 599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1.9% 증가했다. 이에 비은행 그룹사 이익 비중은 35%에서 43%로 확대됐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번 어닝서프라이즈는 이자이익의 의존도를 낮추며 이익 포트폴리오를 개선한데 따른 것”이라며“신한의 차별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의 강점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