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하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방위적인 신차 공세로 실적 부진 만회에 나선다.
최근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업체의 약진, 중국시장의 저성장 우려, 신흥시장 불안 등 악재를 신차 효과로 정면 돌파해 판매와 수익성을 동시에 높인다는 계획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하반기에 창사 이래 가장 많은 총 11종의 차량을 국내 및 해외 시장에 출시할 방침이다. 현대차[005380]가 올 상반기에 신형 투싼만 내놓았고 기아차는 신차 출시가 아예 없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하반기 신차 라인업은 그야말로 대표 선수들이 총출동한 격이다. 준중형, 중형 등 가장 많은 판매량을 차지하는 주력 세단을 비롯해 그동안 상대적인 약점으로 꼽혔던 SUV도 포함된다. 아울러 상용차와 친환경차까지 모든 부문에 걸쳐 있는 것이 예년과 다른 점이다.
우선 현대기아차는 7월에 쏘나타 2016년형 모델과 신형 K5를 동시에 출시하며 그동안 수입차에 잠식당했던 국내 중형차 시장의 입지를 회복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쏘나타의 엔진 모델을 7개, K5는 5개로 만들어 소비자들의 선택권을 높였다. 새로 선보인 디젤 모델의 연비는 ℓ당 16.8km(16인치 기준)다. BMW 520D의 16.1km/ℓ(17인치), 파사트의 14.6km/ℓ(18인치) 보다도 높아 그동안 연비를 강점으로 내세운 독일 디젤 세단과 정면 대결을 벌일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분기당 1~2개 신차를 출시하는데 이렇게 많은 모델이 쏟아지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면서 "특히 현대차와 기아차의 경쟁 차종들이 한꺼번에 출시된다는 것은 현대기아차가 하반기에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 단일 차종 중 최초로 천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전 세계 판매 모델 중 3위를 기록한 아반떼의 신형 모델도 올해 3분기 중 국내에 선보인다.
신형 아반떼가 출시되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국내 엔트리카 시장에서 수입차에 뺏겼던 점유율을 다시 높이고 글로벌 판매 확대에도 크게 이바지할 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현대기아차의 약점으로 꼽혀 왔던 소형 SUV 시장에서도 신차 공세가 이어진다.
현대차의 해외 전략 소형 SUV인 크레타는 7월 인도 출시를 시작으로 8월 이후 중동, 아프리카 등 각국에서 잇달아 출시돼 급증하는 글로벌 소형 SUV 시장에서 판매를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국내를 비롯한 유럽, 미국 등 현대기아차의 주력 시장에선 신형 투싼과 신형 스포티지가 선봉에 선다.
국내에 먼저 선보여 큰 인기를 끄는 신형 투싼은 8월 미국, 9월 유럽에 잇달아 출시될 계획이며 기아차의 신형 스포티지도 올해 3분기 국내를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에 출시돼 카니발, 쏘렌토에 이어 또 한 번의 RV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친환경차 부문에서도 현대기아차의 신차가 등장한다.
현대차는 최근 선보인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가 정부 보조금이 확정되는 내년부터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연말에는 현대기아차 최초의 준중형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을 선보여 국내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아차 또한 신형 K5를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올해 4분기에 새롭게 내놓을 방침이다.
기아차는 유럽 주력 모델인 준중형차 씨드의 상품성 개선 모델을 최근 출시해 판매 확대에 나서고 있다. 현대차는 대형 플래그십 모델인 에쿠스를 연말에 선보여 수입차에 잠식당한 국내 대형차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의 미니버스 형태인 쏠라티도 하반기 새롭게 출시해 상용차 시장 확대에 도전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는 전 차급에 걸쳐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신차들이 출시될 계획"이라면서 "이를 통해 국내에서는 수입차 공세에 적극적으로 맞서는 한편 판매 확대 및 수익성 향상을 동시에 꾀해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를 씻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