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삼성물산 주총… 숨가빴던 삼성그룹 사업 재편 마침표 찍나

입력 2015-07-1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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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통과 시 제일모직과 합병, 9월 1일 '뉴 삼성물산' 탄생

삼성물산에 운명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삼성이 2년여간 숨가쁘게 진행해온 사업재편과 맞닿아 있는 제일모직과의 합병안이 상정되는 임시 주주총회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17일 오전 9시 서초구 양재동 aT센터 5층 대회의실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제일모직은 같은 시각 중구 태평로 2가 삼성생명빌딩 1층 컨퍼런스홀에서 주주총회를 연다.

삼성물산은 이번 주총에서 △합병계약서 승인의 건 △현물배당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관 개정의 건 △중간배당을 하도록 결의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중간배당을 현물로도 할 수 있게 하는 정관 개정의 건 등 세 가지 안건을 상정한다.

삼성그룹은 2013년 하반기부터 계열사끼리 쪼개고, 떼고, 붙이며 사업구조를 뜯어고쳤다. 이로써 복잡하게 얽혀 있던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제일모직을 정점으로 ‘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으로 단순화했다.

2013년 9월 당시 제일모직은 패션사업을 떼어 내 삼성에버랜드(현 제일모직)에 넘겨줬다. 같은 달 삼성SDS는 삼성SNS를 흡수합병했다. 10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코닝에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을 매각했다. 11월엔 삼성에버랜드가 급식·식자재 사업을 ‘삼성웰스토리’로 물적 분할하고 건물관리사업을 에스원에 넘겼다.

지난해 6월엔 삼성종합화학과 삼성석유화학을 합쳤고, 7월엔 제일모직 소재부문과 삼성SDI 통합법인이 출범했다. 같은 해 9월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연내 합병을 결정했지만 주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11월에는 방산·화학 부문 4개 계열사를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빅딜을 발표했다.

지난 5월 26일 삼성물산, 제일모직은 각각 이사회를 열어 합병을 결의했다.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9월 1일자로 '뉴 삼성물산' 탄생을 예고했다. 제일모직이 기준주가에 따라 산출된 합병비율인 1대 0.35로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방식이다. 합병 이후의 사명은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 합병안이 통과되면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뉴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간단해진다.

삼성물산은 그러나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지난달 4일 지분 7.12%를 보유, 합병에 반기를 들면서 순탄하지 않은 길을 걸었다. 엘리엇은 소송전, 여론전을 앞세운 전형적인 벌처펀드 성향을 드러내며 삼성물산을 압박했다. 결국 임시 주총에서 표 대결까지 이어지게 됐다.

삼성물산 주총에서 합병안이 가결되려면 참석 주주 3분의 2의 동의를 얻어야한다. 이번 주총 참석률이 80%에 이를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합병 성사를 위해 53.3%의 지분이 필요하다.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11.21%)이 찬성 쪽으로 기울어 삼성물산이 추가로 필요한 지분은 약 22.3%이다.

한편, 삼성물산은 엘리엇이 낸 주총 관련 가처분 2건의 항고심도 모두 승리하며 소송전에서 완승했다. 앞서 엘리엇은 삼성물산을 상대로 '주주총회 결의 금지' 및 'KCC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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