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됐다는 소식에 월가도 축배를 들었다.
미국 뉴욕증시는 13일(현지시간) 3대 지수가 일제히 1%대의 급등세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22%, S&P500지수는 1.11% 각각 상승했다. 나스닥지수는 1.48% 올라 지난 1월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에 여러 기업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월가가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고 이날 CNN머니가 보도했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페이스북은 이날 주가가 90.10달러로 마감해 사상 최초로 90달러 선을 넘었다. 시가총액도 2530억 달러(약 286조원)에 달해 페이스북은 지난 2012년 5월 기업공개(IPO) 이후 불과 3년여 만에 시총 2500억 달러 돌파라는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 이는 S&P500 기업 사상 가장 빠른 속도라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이전 최단 기록은 구글의 8년이다. 페이스북의 시총은 월마트와 프록터앤갬블(P&G)을 능가하며 S&P500 기업 9위로 올라서게 됐다.
온라인 경매사이트인 이베이의 주가는 결제서비스 자회사인 페이팔의 분사를 앞두고 63.4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또한 서로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들이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기현상도 일어났다.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업체인 넷플릭스는 골드만삭스가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데에 힘입어 707.61달러를 찍었다. 스트리밍 분야에서 넷플릭스를 바짝 추격하는 아마존도 새 고점(455.57달러)에 도달했다.
미국 양대 약국 체인인 CVS헬스(109.16달러)와 월그린(94.48달러)도 기록 경신 대열에 합류했다. 세계 최대 스포츠용품업체 나이키(112.41달러)와 떠오르는 라이벌 언더아머(89.35달러)도 마찬가지였다고 CNN머니는 전했다.
미디어 업계도 들뜬 분위기를 만끽했다. 잇따른 블록버스터 영화 히트로 디즈니(118.05달러)와 유니버셜 모회사인 컴캐스트(63.72달러)가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커피와 요식업체도 예외는 아니었다. 스타벅스(55.70달러)와 던킨브랜드(56.58달러)가 대열에 합류했고 도미노피자(119.43달러)와 파파존스(78.84달러)도 기록을 세웠다.
CNN머니는 이런 이례적인 현상의 배경에는 미국 소비 회복이 있다고 평가했다. 사실 오늘 사상 최고치를 찍은 기업들은 대형 금융기업이나 제조업체가 아니라 소비자와 관련된 분야에 몰려 있다. 이는 그만큼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고 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