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시경 절제가 어려웠던 10㎝ 이상의 큰 대장 선종도 숙련된 전문가가 시행할 경우 일괄 절제가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윤영훈 교수팀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시행된 10㎝ 이상 대장 선종에 대한 내시경점막하박리술(ESD) 시술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시행된 시술은 9례로 모두 성공적으로 절제됐다.
대장 선종은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내시경 검사를 통해 발견되면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대부분의 선종은 2㎝ 미만 크기로 내시경을 통한 올가미 절제법이나 내시경점막절제술로 제거 가능하지만, 크기가 2㎝ 이상이면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일괄 절제가 어렵다. 이러한 경우에는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을 시도할 수 있다.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은 점막하층에 생리식염수 등의 약물을 국소 주입해 종양 부위를 부풀려 올린 후, 특수 내시경 절개 기구를 사용해 점막층과 근육층 사이의 점막하층을 떼어내면서 종양을 절제하는 방식이다.
이론적으로는 10㎝ 이상의 큰 종양도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이 가능하다. 그러나 큰 종양일수록 시술의 난이도가 높아지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일괄절제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또 천공, 출혈 등의 높은 합병증 위험성을 극복해야 하기 때문에 10㎝를 넘는 거대 선종의 경우에는 대부분의 환자가 외과적 대장 절제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윤영훈 교수는 이번 논문을 통해 숙련된 전문가가 시행할 경우, 10㎝ 이상 거대 대장 선종도 내시경으로 충분히 절제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이번 결과가 대장 선종의 내시경점막하박리술 적용범위 확대와 시술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인지 주목된다.
윤영훈 교수가 보고한 거대 선종(최대 16㎝) 내시경점막하박리술 일괄절제 치료 성적은 최근 치료내시경 분야의 국제적 대표 저널인‘위장관 내시경(Gastrointestinal Endoscopy)’지에 발표됐다.
윤 교수는 “거대 대장선종의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이 워낙 난이도가 높은 시술임에도 괄목할만한 치료성적을 거둔 것에 대해서 학계에서도 상당한 비중을 두고 주목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최소침습수술이나 비수술적 치료법이 새로 개발되고 기존의 치료법도 많이 개선돼 환자의 선택 범위가 넓어졌다”면서 “회복이나 합병증 측면에서 수술보다는 내시경적 치료가 유리한 면이 많기 때문에 내시경점막하박리술의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것은 환자에게 큰 이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