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궁금한 이야기Y'에서는 30년 간 신분을 도둑 맞은 김춘삼 씨와 함께 명의를 도용한 가짜 김춘삼을 추적해본다.
3일 방송되는 '궁금한 이야기Y'에 따르면 지난 5월, 꽃집을 운영하는 평범한 가장 김춘삼 씨 앞으로 즉결심판청구서가 날아왔다.
그가 도박을 했다는 이유로 벌금 5만원이 청구된 것이다. 하지만 김 씨는 도박을 한 적이 절대 없다고 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알아보니, 경찰에 연행된 누군가가 김 씨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댔던 것이다.
같이 도박을 했던 사람들까지도 그를 김춘삼으로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김춘삼 씨는 그동안 그가 하지 않은 일 때문에 불려 다닌 일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예전엔 폭행 용의자로 경찰서에 불려간 적도 있었고, 가입한 기록도 없는 밀린 유선방송 설치비용을 내지 않아 신용불량자가 되기까지 했다. 30년 전인 1986년, 집에 도둑이 든 후부터 이런 일이 시작된 것 같다는 김춘삼 씨. 당시 집에서 없어진 것은 신분증뿐이었다고 한다.
부산 명문대 학생이었던 김춘삼 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약, 절도, 폭행 등의 혐의가 있는 전과자가 되어 있었다. 일을 바로 잡기 위해서 1989년도에 검찰에 문제제기를 했고, 전과기록이 말소되었다는 통지를 받았다. 그러나 전과기록은 지워지지 않았고, 김춘삼 씨는 2000년도에 방송에 출연한 뒤에야 전과기록을 지울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또 다시 15년이 지난 지금, 김춘삼 씨는 여전히 그를 사칭한 가짜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대체 가짜 김춘삼은 누구일까?
김춘삼 씨는 가짜 김춘삼이 도박으로 연행됐던 관할 지구대를 찾았다. 당시 가짜 김춘삼은 김 씨의 주민등록번호가 적힌 위조신분증을 제시했다고 했다. 신분 조사가 철저한 경찰까지 속인 가짜 김춘삼은 어디에서나 진짜 김춘삼 행세를 해오고 있었던 것. 이렇게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어 제작진과 김 씨는 함께 가짜 김춘삼을 찾아보기로 했다.
하지만 지구대에는 가짜 김춘삼의 진짜 신분에 대해선 아무런 정보도 남아 있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지구대 CCTV에 잡힌 가짜는 모자를 눌러쓰고 있어 얼굴을 식별하기 어려웠다. 자취를 감춰 버린 가짜 김춘삼, 그를 찾을 방법은 없는 걸까?
제작진은 지구대 CCTV에 남은 모습과 경찰의 증언, 그리고 그가 자주 드나들었던 기원 주인의 증언을 토대로 몽타주를 제작해보기로 했다. 모자에 가려진 눈 모양을 찾기 위해 수십 개를 대조하던 중, 가짜의 모습과 흡사한 모습을 찾게 되었다. 방송은 3일 오후 8시 5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