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조의 시간끌기 전략에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하나·외환은행에 대한 합병 중단 가처분 결정을 취소했지만 노조가 통합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대승적 차원에서 열려던 29일 ‘대화합의 장’은 노조의 대화 거부로 다음달 1일로 미뤄졌다.
이번 대화도 이뤄지지 않으면 김정태 회장은 직접 나서 외환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통합 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김 회장은 “7월 6일 후 협상이 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외환은행 직원와 대화에 나서겠다” 며“노조, 직원, 은행 모두 잘됐으면 하는 게 내 희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외환은행 노조는 29일 김정태 회장과 김근용 노조 위원장이 참여하는 ‘5대5 대화’를 제안했다. 하지만 이날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조의 5대5 대화 제의에 대한 경영진의 입장’ 자료를 통해 “김정태 회장이 참여해 5대5로 대화하자는 노조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시간끌기 전략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은 “하나·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협상은 기존 4대4 대화단에서 지속하면 된다”며“그룹의 회장이 전체 관계사의 노사 협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이날 이투데이와 전화 인터뷰에서 “노사간의 문제로 이야기를 하려면 경영진과 진정한 대화가 있어야 한다”며“양측에서 자기 행장을 대화 상대로 생각하지 않고, 회장만 나오라고 하는 것은 문제다. 김한조 행장이 잘하고 있는데, CEO를 빼고 이야기 하려는 것이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노조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장이) 무조건 안나오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통합은 외환은행과 외환은행 노조, 하나은행과 하나은행 노조 양 당사자가 이야기 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중재자 역할”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