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그리스발 쇼크로 위기에 직면한 유럽의 구원투수로 재부상하고 있다.
제17차 유럽연합(EU)-중국 정상회의 참석차 벨기에 브뤼셀을 방문한 리커창 중국 총리는 29일(현지시간) 마르틴 슐츠 유럽의회 의장과의 회담에서 중국은 항상 유럽 국가 채권을 장기 보유하는 책임있는 채권자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중국은 유럽 통합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지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한 리 총리는 EU-중국 정상회의가 끝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에 남기를 원한다”며 “채무위기 대응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 당사자들이 조기에 타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리 총리는 이번 방문기간에 장 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도 회담할 예정이다.
중국은 지난 2010년 유럽 재정위기가 세계 경제를 강타할 당시 유럽 채권을 매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사태 안정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 중국은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재정위기국의 국채를 매입하는 등 유로존 지원에 적극 나섰다.
하편 리 총리는 정상회의에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EU와 중국의 조속한 투자협정 체결과 자유무역협정(FTA) 타당성 조사 착수를 촉구하기도 했다.
리 총리는 이날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와 회담하고 나서 금융 전기통신 기술 교육 등 분야에서 180억 유로(약 22조4700억원) 이상 규모의 중국-벨기에 경제협력 협정을 체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