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하나은행 노조와 외환은행 노조에 대해 CEO(최고경영자)와 대화를 먼저 할 것을 주문했다. 노조가 양 행장에 대해 대화 상대로 생각하지 않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김 회장은 오는 7월 6일까지 외환은행 노조와 대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직접 대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 회장은 29일 이투데이와 전화 인터뷰에서 “노사간의 문제로 이야기를 하려면 경영진과 진정한 대화가 있어야 한다” 며 “양측에서 자기 행장을 대화 상대로 생각하지 않고, 회장만 나오라고 하는 것은 문제다. 김한조 행장이 잘하고 있는데, CEO를 빼고 이야기 하려는 것이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노조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장이) 무조건 안나오겠다는 것이 아니다”며 “통합은 외환은행과 외환은행 노조, 하나은행과 하나은행 노조 양 당사자가 이야기 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중재자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직원과 노조에 공문을 보내 오는 7월 6일까지 “하나·외환은행 조기합병 협상을 마쳐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7월 6일 후 협상이 되지 않으면 내가 직접 외환은행 노조와 대화에 나서겠다” 며 “노조, 직원, 은행 모두 잘됐으면 하는 게 내 희망”이라고 말했다.
이날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경영진은 “하나ㆍ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협상에 대한 전권을 위임받은 외환은행장을 제외하고, 그룹 회장이 직접 참여해 5:5로 대화하자는 노조의 주장은 받아 들일 수 없으며 시간끌기 전략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경영진은 하나ㆍ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협상은 기존의 대화단에서 지속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경영진은 그룹의 관계사는 각 CEO가 책임경영을 수행하고 있고, 그룹의 회장은 전체 관계사의 노사 협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영진은 하나ㆍ외환은행 통합을 위한 대화가 지연되는 원인으로 노조의 대화단 총 4명 중 3명(전임 노조위원장 2명, 퇴직직원)이 비노조원으로 구성돼 대표성을 가지기 어려운 점을 꼽았다.
이 경영진은 “기존 입장과 변함없이 노조와의 대화를 통한 하나ㆍ외환은행의 통합을 원하고 있는 만큼, 외환은행 노조도 은행과 직원의 미래를 위해 대승적인 차원에서 대화에 나서줄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