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가안보국(NSA)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해 전ㆍ현직 대통령 3명을 6년 동안 감청했다고 23일(현지시간) 폭로 전문매체인 위키리크스를 인용해 프랑스 현지언론들이 보도했다.
NSA 감청 의혹에 대해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프랑스 안보를 위협하는 그 어떤 행동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올랑드 대통령 외 감청 대상으로는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포함됐다.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문건에는 그리스의 유럽연합(EU) 탈퇴인 ‘그렉시트’ 가능성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위기, 중동평화과정, 올랑드 프랑스 정부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독일 정부와의 관계 등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다.
2012년 5월 기밀 문건으로 분류된 자료에 따르면 올랑드 대통령은 취임 직후 파리에서 유로존 위기와 그렉시트 와 관련해 독일 야당과 비밀회의를 하고자 측근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그러자 그 측근은 “메르켈 총리가 뒤통수 친 것을 알면 어찌 되겠느냐”라며 회의 추진을 말린 것으로 나타났다.
메르켈 총리와의 정상회담 후 올랑드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가 그리스에 집착하고 있고 의견을 바꾸려는 의지가 없어 그리스와 그리스인들이 매우 걱정된다”며 “이들이 극단적인 정당에 투표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걱정한 것으로 문건에 적혀 있다.
감청은 프랑스 대통령의 휴대전화는 물론 대통령궁 다수 관리의 휴대전화 역시 감청의 대상이 됐다.
한 외신은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문건의 정확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크리스틴 흐라픈슨 위키리크스 대변인이 지금까지 위키리크스가 폭한 내용이 정확했다는 것을 근거로 들며 이번 문건 역시 신뢰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고 전했다. 흐라픈슨 대변인은 폭로한 문건의 입수 경로를 밝히길 거부했으며 가까운 시기에 더 많은 내용의 폭로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백악관은 국가안보회의(NSC) 네드 프라이스 대변인 명의 성명에서 미국 정부의 과거 감청 여부를 언급하지 않을 채 “올랑드 대통령의 대화를 표적으로 삼지 않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라고만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