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23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개막한 제7차 전략경제대화에서 남중국해를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부 청사 애치슨 대강당에서 열린 개막식 연설에서 “양국은 21세기를 규정할 미래 협력에 대해 정직하고 솔직하게 대화해야 한다”면서 “주요 무역루트를 유지하기 위해 세계의 바다는 개방되고 보호받아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외교를 버리고 협박과 위협으로 분쟁을 해결하려는 국가나 다른 나라 침략에 눈을 감는 국가들은 불안정을 초래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상업물자의 80%가 해상운송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중국 측이 국제법을 준수하고 국제항로가 개방되도록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특히 “중국이 미래에 성공하고 국제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느냐는 얼마나 책임있는 주주로서 행동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역설했다.
류옌둥 부총리는 남중국해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미·중 양국이 상대방의 핵심이익을 존중하고 고려하며 건설적인 수단을 유지하고 전략적 오해와 오판을 피하려고 하는 한 양국 갈등은 관리되고 공통이해가 유지될 수 있다”며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핵심이익은 중국 정부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주권적 이익을 가리킬 때 항상 쓰는 단어다.
왕양 부총리는 “일부 사안에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고 있지만 대결과 충돌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며 “대화가 대결보다 항상 우선”이라고 말했다.
제이콥 루 재무장관이 “우리는 국가가 후원하는 산업기밀 사이버 절취행위를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미국 측은 사이버 안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 담당 양제츠 국무위원은 “사이버 안보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과 함께 열린 자세로 관련 사안들을 적절히 해결하고자 노력할 것이며 이번 대화가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논쟁을 비켜나갔다.
양국은 오는 9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함께 실리를 얻기 쉬운 경제와 통상, 금융 분야에서 협력하는 길도 모색한다.
루 재무장관은 “시장 기능의 발휘를 중시하고 소비가 주도하는 경제를 지향하는 중국의 개혁을 지지한다”며 기대를 표명했다. 또 “무역과 투자 개방, 환율제도 개혁 등에 대해 솔직하게 논의할 것”이라며 “양자투자협정(BIT) 가속화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양국은 이틀간 정치와 외교, 경제현안에 대해 집중 토의하고 나서 24일 성과를 담은 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