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금융통신 미디어그룹인 푸본그룹이 현대차그룹의 금융계열사인 현대라이프생명보험의 2대주주가 된다. 푸폰그룹 현대라이프가 실시하는 2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예정이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라이프는 지난 22일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대만의 대표 금융그룹인 푸본의 자회사 ‘푸본생명보험(Fubon Life Insurance)’을 대상으로 총 3700만주, 2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안건을 결의했다.
푸본그룹이 현대라이프 유상증자에 참여하게 되면 지분 48.6%를 차지해 2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이번 유상증자 이후 현대모비스의 지분은 기존 59.94%에서 30.28%로, 현대커머셜의 지분은 39.65%에서 20.38%로 각각 줄어든다. 하지만 현대 계열사인 현대모비스와 현대커머셜의 지분을 합치면 50.66%로 여전히 1대 주주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라이프가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이유는 지난 2011년 말 현대차그룹에 편입된 이후 현대라이프 실적이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면서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라이프는 지난 2012년 320억원, 2013년 315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는 적자폭이 두 배 이상 커진 870억원을 기록했다.
실적이 악화되면서 지난 3월말 기준 현대라이프의 지급여력비율(RBC)은 134.5%로 전분기 대비 17.4%포인트 하락했다. 지난 2014년 6월말 181.6%와 비교하면 1년 사이 47.1%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이처럼 현대라이프의 재무건전성이 계속 악화되자 계열사들이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현대라이프는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당시 현대모비스 565억4400만원, 현대커머셜은 380억4900만원 등 총 945억9300만원을 각각 출자했다.
업계에서는 현대라이프의 유상증자에 푸폰그룹이 참여하는 것에 대해 더 이상 계열사가 지원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나오고 있다. 업황 불황과 초저금리 기조에 시달리는 보험업계에서 현대라이프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현대라이프 관계자는 “이번 제휴가 단순한 자본 확충이라기보다 상호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를 만났다고 생각한다”며“앞으로 재무적 안정은 물론 자산운용과 상품개발, 영업채널 운영 등 다양한 부문에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푸본 금융그룹의 핵심주력 계열사인 푸본생명은, 최근 3년 연속 대만 최우수 보험사로 선정되기도 했으며 지난해 1.3조원의 당기순이익(자산 102조원)을 거둔 업계 2위 보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