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공룡’ 이케아의 한국 진출로 요동을 쳤던 국내 가구업계가 또다시 들썩거리고 있다. ‘유통공룡’ 신세계그룹이 최근 ‘한국판 이케아’를 선언하며 생활용품 전문매장 ‘더라이프’를 선보였다. 이케아가 2020년까지 국내에 매장 4개를 추가적으로 오픈할 예정인 가운데, 더라이프는 이마트 외에 신세계 복합쇼핑몰과 아웃렛에도 매장을 열 예정이어서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18일 경기도 광명시에 국내 첫 매장을 오픈하며 한국에 진출한 이케아는 진출 6개월여 만에 3호점까지 오픈을 확정한 상태다.
한샘과 에넥스 등 국내 가구업체들이 이케아 상륙과 무관하게 1분기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순항했지만, 앞으로 이케아 매장이 늘어나면 타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난한 상륙에 성공한 이케아는 추가 매장 개장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경기 고양에 2호점, 서울 강동에 3호점을 열기로 했고, 부산과 세종에도 매장 오픈을 검토 중이다. 이케아코리아 측은 “2020년까지 국내에 5개 매장을 열 계획으로, 전국에 있는 모든 지역을 후보로 놓고 상권, 유동 인구, 교통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가구업체들에 더 위협적인 요인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들고 나온 한국판 이케아 더라이프다. 이마트는 새로운 개념의 생활용품 전문매장인 더라이프의 1호 매장을 지난 18일 오픈한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에 선보였다. 킨텍스점 2층에 1000평 규모로 입점한 더라이프는 크게 6개 섹션으로 구분해 가구ㆍ수납ㆍ침장ㆍ조명ㆍ가든데코ㆍ욕실ㆍ키즈ㆍ주방 등 카테고리에 5000여 품목으로 구성됐다. 한국식 주거 문화의 특징을 고려한 수납상품 등을 대거 비치하고 맞춤형 가구 제작, 무료 배송과 조립 서비스 등 한국 소비자들이 이케아에 아쉬워했던 서비스도 공격적으로 도입했다.
이마트는 올해 이마트 청계천점 등에 더라이프 매장을 추가로 내고, 아웃렛과 복합쇼핑몰 등을 중심으로 매년 5개씩 매장을 늘려 한국형 생활 전문매장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계획이다.
한 가구업체 관계자는 “대형 가구업체들을 제외하고는 현재 줄도산 위기에 내몰린 상황”이라며 “트렌드에 따른 디자인 변화와 품질 강화 등으로 이케아 등에 맞섰지만, 유통 대기업의 날선 공세에 대응하기엔 역부족여서 이중고를 겪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