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가 미디어밸리로 변모하고 있다. 메이저 정보기술(IT)업체들이 앞다퉈 기자를 고용하고 새 서비스를 도입하는 등 미디어 사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
페이스북과 더불어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양대 산맥인 트위터가 콘텐츠 큐레이팅을 위한 새 뉴스팀인 ‘프로젝트 라이트닝( Project Lightning)’을 발표했다고 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콘텐츠 큐레이팅은 사용자의 성향을 토대로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트위터는 ‘프로젝트 라이트닝’을 위해 기자 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새 뉴스팀에 속한 기자들은 음악 페스티벌이나 스포츠 이벤트, 지진과 폭동 같은 속보를 실시간으로 편집해 사용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찾는 것을 돕게 된다.
‘프로젝트 라이트닝’은 둔화하고 있는 사용자 증가세를 회복하고 더 많은 사람을 자사 플랫폼으로 끌어들이려는 트위터의 경영쇄신 노력의 일환이라고 FT는 설명했다.
딕 코스톨로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7월 1일 자로 사임한다고 밝혔다. 잭 도시 트위터 설립자 겸 회장이 새 CEO를 뽑기 전까지 임시 CEO로 다시 경영 일선에 나선다.
사실 IT 기업의 상당수가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어 사실상 미디어 기업에 가깝다. 이들 기업이 미디어 역량을 강화하면서 실리콘밸리가 대형 방송국과 신문사가 몰린 뉴욕으로부터 미디어 맹주 자리를 빼앗으려는 셈이다.
애플도 새 아이폰·아이패드 운영체제(OS)인 iOS9에 들어갈 뉴스스탠드 서비스 ‘애플뉴스’의 차별화를 위해 지난주 경력직 기자 모집 공고를 냈다. 애플은 FT와 뉴욕타임스(NYT) 가디언 등 신문에서 기사를 선별하는 풍부한 ‘뉴스룸 경험(newsroom experience)’을 가진 5년 이상 경력의 기자를 찾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신문과 방송 등 미디어업체와 제휴해 뉴스사업 강화에 나섰다. 구글은 지난 4월 말 유럽 8개 메이저 언론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들 업체의 디지털 생존을 위해 앞으로 3년간 1억5000만 유로(약 1885억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 제휴사업은 ‘디지털뉴스 이니셔티브’로 명명됐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BBC와 NYT, 내셔널지오그래픽, 버즈피드 등 9개 글로벌 메이저 언론사와 손잡고 새 뉴스서비스 ‘인스턴트 아티클스(instant articles)’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언론사 웹사이트 링크를 거는 것이 아니라 언론사가 직접 페이스북에 뉴스를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기존보다 로딩 속도가 10배 빨라진다고 페이스북은 강조했다.
기자를 채용하는 것은 트위터와 애플, 구글이 처음은 아니다. 페이스북과 인맥 전문 SNS인 링크드인, 스냅챗 등은 이미 수년 전부터 기자와 편집자를 뽑아왔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