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세명의 금융 수장들이 여야 의원들의 날선 질문에 진땀을 뺏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에 대한 정부의 총량관리 지양 입장을 설득하는데 애를 먹었고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과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STX조선과 성동조선 구조조정 과정에서의 미흡한 대처에 혼쭐이 났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위원장과 홍 회장, 이 행장은 전일 국회 정무위원회와 기재위원회에 각각 참석해 업무보고를 했다.
우선 임 위원장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야 의원들의 총량관리 요구에 대해서는 ‘질적 개선을 통해 잠재적 위험을 줄여나가겠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임 위원장은 “경기 회복과 주택시장 활성화에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미시적·부분적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이달 말 기획재정부가 발표하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관리방안의 방향을 담고 7월에 금융위가 구체적인 방안을 발표할 하겠다”고 말했다.
복합점포에 보험 입점을 허용하게 되면 방카슈랑스 규정 위반과 꺾기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소비자의 편익을 위해 마련된 제도”라며 도입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그는 “복합점포에 보험이 입점해도 한 보험사의 보험을 25% 이상 판매할 수 없다는 룰과 저축성 보험 위주로 판매하도록 하는 원칙을 절대 허물지 않도록 하겠다”며“위규 발생을 우려해 고객 편의성의 제고하지 않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소상공인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에 대해서는 ‘인하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지난 3년에 비해 기준금리도 3.5%에서 1.5%로 내렸고, 밴(VAN)사가 받는 수수료도 과도하다는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라는 김영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발언에 이 같이 말했다.
홍기택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의 STX프랑스 헐값 인수 관련 강요 의혹이 제기돼 곤혹을 치뤘다.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적자상태인 STX프랑스를 대우조선해양이 인수한다는 건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취지와는 반대”라며 “양사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인수를 강요한 것 아니냐”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STX조선해양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김 의원은 “STX조선과 자율협약 체결 전 실사단계에서 이미 8500억원의 신규자금을 지원했다”며 “게다가 차입금만 6조인 회사가 경영정상화 자구계획으로 2600억원을 내세웠고, 심지어 이행률이 13.9%에 불과하다”라고 질타했다.
이덕훈 행장 역시 성동조선해양과 관련한 기업 여신 평가시스템에 대해 기재위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져 곤욕을 치렀다.
박명재 새누리당 의원이 “성동조선해양 관련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던 게 아니냐”고 지적했고 이 행장은 “(파악을) 제대로 못한 문제가 있다”고 시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