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채무불이행(디폴트) 현실화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그리스와 국제채권단이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가진 최종 협상이 단 45분 만에 결렬됐다고 블룸버그 등 외신이 이날 보도했다.
유럽연합(EU) 대변인은 이날 “협상에 약간의 진전이 있었지만 그리스 정부안과 EU, 유럽중앙은행(ECB), 국제통화기금(IMF)의 공동 요구조건 간 현격한 차이 때문에 협상이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 실패로 그리스의 구제금융 협상안 타결에 대한 결정은 오는 18일 예정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 회의로 넘어갔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룩셈부르크에서 열릴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서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지원할 지, 그리스의 디폴트를 선언할 지 최종 결론을 지을 것으로 보인다는 추측이다.
그리스가 국제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고자 하는 구제금융 분할금은 72억 유로. 그리스는 IMF에 이달 말까지 16억 유로를, ECB에 내달 20일까지 35억 유로를 각각 상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채권단이 그리스에 요구하고 있는 경제개혁안을 실현하려면 최소 한 달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구제금융 협상이 타결을 이뤄야 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현재 채권단이 그리스에 요구하고 있는 경제개혁안에는 연금·임금의 삭감, 증세, 기초재정흑자 달성(GDP의 1%) 등이 담겨있다. 그러나 그리스는 이 같은 요구안을 계속 거부하고 있다.
이에 그리스의 태도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독일 대연정 내각의 지그마어 가브리엘 부총리 겸 경제장관은 “그리스를 도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회원국 지위를 유지하게끔 하고 싶다”면서도 “그리스 정부에 대한 유럽 각국의 인내심이 바닥나고 있다”고 경고의 메시지를 날리기도 했다.
한편, 그리스 구제금융 불안감으로 그리스 증시는 부진을 면치 못했다. 지난 12일 아테네 증시는 금융관련주의 주도로 4개월 만의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