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글로벌 투자자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주주 행동주의’ 본색을 드러냈다. 자신이 보유한 미디어 대표주인 트위터와 21세기폭스의 지난주 최고경영자(CEO) 교체 계획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낸 것이다.
알왈리드 왕자는 딕 코스톨로 트위터 CEO가 다음 달 1일자로 사임하고 잭 도시 공동설립자 겸 회장이 임시 CEO로서 그 뒤를 잇는다는 계획에 반발했다고 14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그는 FT와의 인터뷰에서 “잭 도시는 스퀘어라는 다른 회사 CEO도 맡고 있다”며 “스퀘어는 도시가 ‘풀타임 CEO’로 계속해서 주의를 기울여야 할 회사”라고 말했다. 이어 “도시가 트위터에서는 ‘임시’로 CEO 역할을 맡을 것으로 믿고 있다”며 “시장 경험이 풍부하며 기술을 잘 이해하고 마케팅 마인드를 갖추고 있어 트위터의 성장세를 다시 찾을 새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는 혹시라도 도시가 새 CEO를 찾지 않고 자신이 계속 그 역할을 맡을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 것이다. 알왈리드 왕자는 트위터 상장 전인 지난 2011년 3억 달러(약 3350억원)를 투자해 3%의 지분을 확보했다. 이후 추가 매입으로 지분율을 약 5%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알왈리드 왕자는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이 폭스 CEO에서 물러나 회장직만 맡고 자신의 차남인 제임스 머독에게 CEO 자리를 물려주겠다고 지난주 밝힌 것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찬성했다.
알왈리드 왕자는 머독의 신문제국인 뉴스코프에 대해서는 지난해 거의 전 지분을 매각했으나 영화와 TV사업부인 폭스 지분을 여전히 7% 보유하고 있다.
그는 2006년 제임스 머독이 뉴스코프의 마이스페이스 인수를 주도했을 당시에는 이를 반대하며 제임스에 탐탁치 않은 시선을 던졌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제임스 머독을 지켜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고 알왈리드 왕자는 전했다.
알왈리드 왕자는 “전 세계는 TV에서 새로운 전달 도구로 미디어산업의 중심이 옮겨가고 있는 중”이라며 “제임스는 그 과정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폭스의 미디어와 인터넷, 기술사업을 전반적으로 이끌어가기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강조했다.
제임스 머독은 현재 폭스의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