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따라잡기]묘수? 꼼수?...삼성물산 자사주 매각 ‘갑론을박’

입력 2015-06-1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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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제일모직의 합병 이슈를 둘러싼 삼성과 엘리엇매니지먼트의 대결이 연일 시장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이 화두로 떠올랐다.

삼성물산은 11일자로 자사주 5.6%(899만557주)를 KCC에 매각한다고 10일 공시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지만 타인에게 양도하는 경우 의결권이 발생한다. 이번 매각으로 삼성에 우호적인 KCC의 지분율은 5.76%로 늘었다. 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과의 지분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묘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물산 측은 기존 보유지분에 이번에 KCC에 매각해 의결권을 살린 지분을 합쳐 총 19.8%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엘리엇의 지분은 7.12%다. 삼성과 엘리엇의 지분격차는 종전의 6.8%에서 12.6%로 벌어졌다.

삼성물산의 주가는 이날 7.07% 떨어졌다. 삼성과 엘리엇의 지분확보 싸움이 치열해질수록 주가가 오를 것을 기대했던 심리가 실망감으로 바뀐 데 따른 것이다. 실제 시장에서도 이번 자사주 매각을 향후 지분대결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기점’으로 인식했다는 얘기다.

반작용도 거세다. 당장 상황이 불리해진 엘리엇이 불같이 반응했다. 엘리엇은 이날 자사주 매각을 ‘우호지분 확보를 위한 불법적인 시도’라고 규정하고 자사주가 합병결의안건에 의결권 행사가 가능한 주식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기로 했다.

시민사회의 비판도 가세했다. 경재개혁연대는 “자사주 처분을 통한 의결권 부활 시도는 삼성이 결코 꺼내 들지 말았어야 할 카드였음에도 근시안적 시각에서 무리수를 둬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의 정당성을 한순간에 잃었다”며 이번 결정을 ‘최악의 한 수’라고 비판했다.

종합적으로 삼성물산의 자사주 매각은 우호지분을 확실하게 챙긴 대신, 어느 정도 여론을 악화시키는 대가를 치를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이 악화되는 경우 엘리엇의 주장에 동조하고있는 소액주주들이 급격히 결집해 지분싸움의 또 다른 복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삼성물산의 백기사로 6800여억원을 투자한 KCC는 나름의 대가를 치르고 있다. KCC투자자들은 삼성물산의 주가가 급등한 상황에서 6800여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한 것에 대해 우려를 제기했다. 이에 이날 KCC의 주가는 2.58% 떨어졌다.

장중 매매동향은 잠정치이므로 실제 매매동향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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