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윤용암 사장 “장기투자자라면 주주가치 현명하게 판단할 것”

입력 2015-06-10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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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반대하며 주총결의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반발하는 것과 관련 삼성그룹 사장단은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조심스러운 분위기 속에 삼성증권 윤용암 사장이 계열사 사장으로는 처음으로 말문을 열었다.

윤 사장은 10일 오전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 사장단회의에 참석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합병비율 등과 관련한 엘리엇의 주장에 대해 “주주 가치 제고라고는 하지만 목표가 다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엘리엇 주장이 소액주주들에겐 소구력이 있다는 시각도 있다”며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어떤 것이 주주 가치를 높이는 일인지는 생각해볼 일이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은 최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추진했다. 삼성물산 주식 7.12%를 보유한 엘리엇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간 합병비율이 1:0.35로 결정된 것에 대해 삼성물산의 가치를 지나치게 낮게 평가했다며 합병반대에 나섰다. 엘리엇은 합병을 막기 위해 삼성물산과 이사들에 대해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엘리엇은 “합병안이 명백히 공정하지 않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며 불법적이라고 믿는 데 변함이 없다”며“합병안이 진행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오늘 삼성물산과 이사진들에 대한 주주총회결의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하는 법적 절차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법적조치는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엘리엇의 이번 가처분 신청이 궁극적으로 삼성전자를 노린 수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엘리엇은 지난 4일 삼성물산에 이 회사가 보유한 계열사 주식 등을 현물배당할 수 있도록 정관을 변경하라는 내용을 포함한 주주제안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지분 4.1%를 보유한 2대주주로 있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에 현물배당을 요구할 수 있도록 만들려는 작업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물산은 엘리엇의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차분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성물산 합병을 위한 주주총회는 7월17일 열리며 주주총회를 위한 주주명부 확정은 11일 확정된다. 9일까지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매입해야 주주총회에 참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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