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대한 국민 불안감이 고조되면서 메르스가 증시까지 감염시켰다. 관련주가 테마주를 형성하며 전날 상한가였던 종목이 다음 날 하한가로 추락하는 등 ‘널뛰기 장세’가 계속되자 금융당국이 팔을 겉어붙이고 나섰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르스 공포가 확산되며 연일 상한가를 기록했던 백신주들이 연일 하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메르스 확산 우려에 급락했던 화장품·여행주들은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주말 사이 메르스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등 감염 공포가 확산되면서 다시 여행주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이다.
금융당국이 칼을 뽑아 들게 만든 관련 테마주는 조아제약, 중앙백신, 진양제약, 고려제약, 슈넬생명과학 등이다. 지난달 20일 국내 첫 메르스 환자가 확인된 이후 백신 기술을 갖고 있는 이들 업체에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다.
진원생명과학은 5일 연속, 바이오니아 3일 연속, 케이엠 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회사측에서 직접 나서서 메르스 백신을 개발중이라고 밝힌 진원생명과학은 이 기간 주가가 152% 올랐다. 9일 중 5일 동안 상한가를 기록했다.
다른 종목들도 상승세를 유지하며 고공행진을 벌였으나 메르스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실적으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분석에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며칠간 나타난 ‘묻지마 급등세’를 나타내자 단타매매로 차익을 노리는 투기자금이 몰린 영향도 하락세에 힘을 보탰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이 긴급 브리핑을 열며 분위기가 반전됐다. 제약 업체들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동안 손 세정제를 만드는 오공, 케이엠 등이 상한가 행진을 이어간 것이다.
메르스 백신이 실체가 없는 것과 달리 마스크와 손 세정제는 비교적 실체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렸지만 다시 하락세로 반전됐다.
케이엠은 9일 전 거래일보다 1370원(14.94%) 내린 7800원에 거래를 마감하며 하한가를 기록했다. 파루도 910원(14.92%)내린 5190원으로 하한가를 기록했다. 오공은 전 거래일보다 1110원(14.62%)내린 6480원에 장을 마쳤다.
한편, 이날 금융위원회는 “금감원, 거래소와 합동으로 메르스 관련 주식시장과 사이버상에서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