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부정부패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2010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표결에서 모로코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표차로 앞선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월드컵 개최지가 남아공이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표결 결과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7일(현지시간) 보츠와나의 이스마일 밤지 전 FIFA 집행위원과의 대화를 비밀 녹음한 테이프를 공개하며 2004년 5월 열린 2010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집행위원 투표에서 모로코가 이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밤지는 “투표 후에 누가 누구를 찍었는지 서로 얘기를 했고 모로코가 2표 앞섰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집행위원들이 누구를 찍었는지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모로코를 지지했을 것으로 보이는 집행위원들을 헤아리면서 모로코가 표결에서 이겼고 비공개 개표 과정에서 조작이 있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발표된 표결 결과는 남아공 14표, 모로코 10표였다.
집행위원 4명과의 대화가 녹음된 테이프에서는 모로코도 뇌물을 뿌렸다는 주장과 함께 남아공 및 모로코 양쪽에서 뇌물을 받았다는 집행위원들의 이름도 나왔다.
잭 워너 FIFA 전 부회장이 모로코 쪽에서 100만 달러(약 11억원)를 받았지만, 더 많은 돈을 준 남아공을 찍었다는 진술도 있었다.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 120만 달러의 뇌물을 제시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한편, 선데이타임스는 당시 테이프를 FIFA에 넘기고 조사를 촉구했으나,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