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국내 최초로 ‘상생협력 임금공유 프로그램’를 실시한다. 경제계 전반적으로 근로자들의 임금 및 복지 등에 대한 개편 요구가 많은 가운데, 임금인상의 일정액을 협력사 직원들의 처우개선에 활용키로 한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노사 간 2015년 임금협상을 타결하고 임금 인상분의 20%를 협력사 직원들의 처우개선과 안전ㆍ보건 환경 개선에 지원하는 상생협력 임금공유 프로그램을 시행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직원들이 임금인상분의 10%를 내면 회사도 10%를 추가로 내는 방식으로, 인상분의 총 20%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그간 성과를 협력사와 공유하는 ‘성과공유제’는 있었지만 임금인상의 일정액을 협력사 구성원들에게 지원하는 제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협력사와의 상생협력 임금공유 △노사협력 임금체계 개편위원회 설치 △도시-농촌 상생협력 프로그램 등 3대 상생 방안을 골자로 하는 임금협상 타결방안을 마련했다.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번 결정은 타이밍이 중요한 반도체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업계 리더십을 만들어 나가자는 의미와 함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한 모델까지 만들어 낸 의미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협약에 따라 SK하이닉스 노사는 임금협상에서 합의한 임금인상 재원 3.1% 중 10%인 0.3%포인트를 내놓는다. 회사는 같은 규모인 0.3%를 매칭그랜트로 추가해 총 0.6%포인트만큼의 비용을 협력사 직원들에게 제공한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은 실제로는 2.8%의 임금인상률을 적용받게 된다. 이렇게 마련된 재원은 이천과 청주 사업장에 근무하고 있는 약 4000여명의 협력사 직원들의 임금인상, 복리후생 등 처우개선 및 안전ㆍ보건 환경 개선에 사용된다.
SK하이닉스 노사는 “SK그룹 편입 이후 최태원 회장과 SK그룹의 ‘상생협력을 통한 행복경영 실천’을 위한 기업문화를 노사관계 측면에서 적극 받아들여 이와 같은 발전적 임단협이 타결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숨가쁜 업계 경쟁 가속화 등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대응하고, 최근 환경안전 이슈와 관련된 대책 마련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임단협도 조기에 타결했다”고 덧붙였다.
노사는 또 올 하반기부터 ‘임금체계 개편위원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지난해 도입한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등에 대한 시행방안 수립 및 통상임금을 포함한 생산직의 임금ㆍ직급체계 개편을 위해서다.
더불어 지역사회와 동반성장을 위해 ‘도시-농촌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도입키로 했다. SK하이닉스는 농협과 연계해 직원들에게 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해 제공할 계획이다. 이 프로그램이 시행되면 농가에 연간 100억원 규모의 안정적인 소득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준수∙박태석 SK하이닉스 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번 타결로 SK하이닉스의 노사문화는 한 솥밥 한 식구 문화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앞으로 상생협력 임금공유와 임금체계개편위원회 등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노사관계 조성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