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 기업들이 중국을 대신할 해외 거점으로 인도네시아를 주목하고 있다. 일찌감치 중국 진출을 시도해온 국내 IT기업들이 인도네시아로 발을 돌린 이유는 중국 정부의 지나친 규제와 치열한 내부 경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의 스마트폰 가입자는 6100만명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24%에 달한다. 현재의 추세라면 오는 2018년 스마트폰 가입자가 1억명으로 한국의 2배에 이를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인구 규모가 세계 4위 수준인데다, 성장 가능성이 크고 시장 선점자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섬이 많아 스마트폰을 사용한 무선 인터넷의 발달이 기대되는 곳이기도 하다.
네이버는 무슬림을 공략하는 현지화 전략으로 인도네시아에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라인의 인도네시아 월평균 이용자수(MAU)는 지난해 1분기 800만명에서 올 1분기 2600만명으로 급증했고, 총매출은 업계 1위 규모로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라마단 기간을 앞두고 이벤트를 준비하는 등 차별화 전략이 먹혔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다음카카오도 지난달 인도네시아 3대 인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 하나인 ‘패스’를 인수하면서 사업 확장에 나섰다. 패스는 1000만명에 이르는 MAU를 확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이용자들도 많다. 회사 측은 패스에 게임·광고·이모티콘 등을 추가해 중동으로까지 시장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옐로모바일 역시 현지 광고 기업과 가격 비교 사이트를 인수하며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현지 최대 가격 비교사이트인 ‘프라이스에어리어’를, 올 3월에는 현지 점유율 3위 광고 기업인 ‘애드플러스’를 인수했다.
옐로모바일 관계자는 “모바일 산업의 경우 선점 효과가 큰 산업”이라며 “아직 모바일 산업이 발달하지 않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동남아 시장을 확대를 위한 거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인도네시아의 경우 기존에는 블랙베리의 점유율이 높아 고유 애플리케이션 사용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 들어 저가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외국 기업의 서비스를 다 막아놔서 성과를 내기 힘들고, 아이템의 무분별한 복제로 어려움을 겪는 곳”이라며 “실제로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업체들도 중국 정부의 자국기업 육성정책으로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실정인 만큼 국내 IT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진출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