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여성용 성 기능 촉진제, 이른바 여성용 비아그라에 대한 조건부 승인 권고 결정을 내렸다.
4일(현지시간) 미국 FDA는 자문위원단이 찬성 18표, 반대 6표로 미국 제약업체 스프라우트 파머슈티컬의 ‘플리반세린’에 대한 승인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대신 제약사가 부작용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조건을 제시했다. FDA는 자문위원의 의견을 바탕으로 플리반세린에 대한 최종 승인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신디 화이트헤드 스프라우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해당 약이 꼭 필요한 환자들에게 해결책을 줄 수 있는 것에 굉장한 자부심을 느낀다”고 승인 권고 결정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스프라우트의 플리반세린은 여성의 성욕저하(HSDD)를 치료하는 약물로 일명 ‘여성용 비아그라’로 불리며 그동안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일부 실험 참가자들이 약 복용 후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등의 부작용이 발견됐다.
지난 2010년부터 스프라우트는 FDA에 플리반세린의 승인을 신청했으나 FDA는 두 차례나 거절했었다. FDA의 승인 거절 이유는 약의 효능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부작용에 따른 피해가 더 크다는 것이었다. 일각에서는 FDA가 플리반세린을 쉽게 승인하지 않는 배경에 성차별적 시각이 존재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앞서 스트라우트는 “플리반세린 판매가 승인되면 이는 ‘성 평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FDA를 압박하기도 했다.
지난 1998년과 2003년에 남성용 성 기능 촉진제 ‘비아그라’와 ‘시알리스’가 각각 FDA의 승인을 받아 시중 약국에서 병원 처방을 통해 시판됐다. 이에 많은 이들이 여성용 성 기능 촉진제가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분홍색의 알약으로 된 플리반세린은 캡슐의 색 때문에 ‘핑크 비아그라’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플리반세린은 식욕과 감정에 관련된 뇌 화학물질에 작용해 여성의 성적욕구를 개선하는 약물로 알려졌다. 제약사 베링거 잉겔하임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약 10% 정도가 성적 요구의 결여로 고통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스프라우트 이외 미국의 다른 제약업체에서도 여성용 성 기능 촉진제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