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삼성에스디에스(이하 삼성SDS) 주가가 동반하락했다. 이날 하락세는 동일했지만 내용적 측면에서 주가의 방향성은 전혀 다르다는게 투자업계의 중론이다. .
1일 삼성전자는 전거래일(5월 29일)보다 1만6000원(-1.22%) 하락한 129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장중 130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올해 1월 7일 이후 처음이다.
이날 삼성SDS의 주가도 하락 마감했다. 전거래일보다 2만3500원(-7.01%) 내린 31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외국인 투자자의 팔자 주문이 밀려들면서 2만8000여주 순매도가 일어났다. 삼성SDS의 하락세는 엿새 만이다.
지난달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소식이 전해진 직후, 외국계 증권사를 중심으로 삼성SDS와 삼성전자 합병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날 단기 급등에 따른 외국인의 차익실현 매물이 일부 쏟아지면서 하락세를 기록했지만 지난달 26일부터 급등세를 시작해 5거래일만에 27%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투자업계에서는 이날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동반하락했지만 장기적인 방향성은 서로 다르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일단 일본계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은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이 높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으로 오너 일가와 계열사들의 삼성전자 지분은 현재보다 1.8% 증가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이후 국내 주요 증권사 역시 합병 가능성을 보고서에 언급하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동반하락했지만 장기적 방향성은 삼성전자는 하락, 삼성SDS는 상승세라는게 지배적이다. 합병이 이뤄진다면 삼성SDS의 주식은 삼성전자의 그것으로 교환될 수 있다. 반대로 대장주 삼성전자는 합병으로 얻을 수 있는 시너지가 사실상 없는 상태다.
지난 3월 장중 한때 150만원을 돌파했던 삼성전자 주주 입장에서 얻을게 없는 합병은 반가울리도 없다. 삼성SDS 최대주주(이재용 부회장)는 이익을 얻는 반면, 삼성전자 주주들의 주식가치는 희석된다.
나아가 현재 상태로 삼성전자 주가가 하락하고, 삼성SDS가 상승세를 다시 시작한다면 합병비율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현 상황에서 일부 증권사가 제기한 소규모 합병도 눈여겨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며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 합병을 반대했다. 반면 삼성측이 부인한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애당초 위험성(합병반대)이 존재하는 주총을 피하고 이사회 의결권만으로 추진할 수 있는 '소규모 합병' 점쳐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노무라 나한익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합병하면 오너 일가와 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이 1.8% 포인트 늘어난다”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절반의 상속세로 이건희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 3.1%를 승계할 수 있고 이전보다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