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티 홍콩이 고가의 작품으로 구성한 이날 이브닝 세일에서 김환기의 작품 경매는 110만 홍콩달러(약 1억5천700만원)에서 시작됐다.
8분여간 40회가 넘는 경합을 벌여 1150만 홍콩달러에 낙찰되자 긴장하며 바라봤던 관람객 사이에서 처음으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최종 판매가는 낙찰가에 수수료를 더한 1384만 홍콩달러(19억8천여만원)였다. 김환기(1913~1974)의 이번 경매작은 1956년 작품으로 추정가가 150만~250만 홍콩달러였다. 간결하게 보이는 화면에는 한국의 정서를 보여주듯 산, 나무, 달 등이 펼쳐져 있다.
미술시장 분석가 서진수 강남대 교수는 "작품과 보존 상태가 좋다 보니 응찰자의 경합이 뜨거웠다"며 "시장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높은 추정가의 4.5배 가격에 낙찰됐다는 점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김환기의 작품으로는 '꽃과 항아리'가 2007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30억5천만원에 최고가로 낙찰된 바 있다.
한편 이날 경매에 출품된 백남준(1932~2006)의 '루트(Route) 66'은 낮은 추정가에 근접한 가격에 낙찰돼 4억원이 넘는 280만 홍콩달러에 팔렸다.
윤형근(1928~2007)의 1975년작 '엄버 블루'(Umber Blue)는 수십 차례 경합 끝에 높은 추정가(150만 홍콩달러)를 넘어선 금액에 낙찰돼 208만 홍콩달러(2억9천700만원)에 최종 판매됐다.
이어 박서보의 '묘법 No. 206-85'는 높은 추정가에 낙찰돼 244만 홍콩달러(3억4천900만원)에, 정상화의 '무제' 작품은 높은 추정가를 넘어 232만 홍콩달러(3억3천100만원)에 판매됐다.
추정가 900만~1천400만 홍콩달러로 제시된 이우환의 1979년작 '점으로부터'는 경합을 벌여 868만 홍콩달러(12억4천100만원)에 팔렸다.
남관(1911~1990)의 출품작을 포함해 이번 상반기 크리스티 홍콩의 이브닝 세일에선 한국 작가 7명의 작품 8점이 모두 낙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