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의 블랙박스 할인을 폐지하는 등 특약 할인을 잇따라 축소하고 있다. 당초 블랙박스 장착 시 사고가 감소해 손해율이 개선될 것으로 판단했지만, 예상과 달리 사고 예방과 보험료 할인 효과가 미비하다고 분석하고 있는 것이다.
29일 손보 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은 다음달 21일부터 영업용과 업무용 차량에 대해 자동차보험 블랙박스 특약 할인을 폐지한다. 개인용 차량에 대해서는 현행과 동일한 3%를 유지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다음달 21일부터 영업용과 업무용 차량에 대해 블랙박스 특약을 폐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흥국화재도 다음달 15일부터 업무용과 함께 개인용 차량까지 블랙박스 할인율을 4%에서 2.1%로 대폭 축소한다. 메리츠화재는 개인용 중형 차량에 대한 블랙박스 할인율을 다음달부터 2%로 줄인다.
이 같은 손보사들의 움직임은 자동차보험에서 지난해 1조1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하자 손해율을 개선하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풀이된다. 앞서 삼성화재도 업무용 차량에 대해 4%에서 1%로 할인율을 낮췄고 동부화재 역시 5%에서 3%로 할인폭을 줄였다. LIG손보와 롯데손보는 특약 할인율을 전면 폐지했다. MG손보와 한화손보는 현행 3% 자동차 블랙박스 할인율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화재를 필두로 현대해상까지 업무용과 영업용 자동차보험 블랙박스 특약 할인율을 낮추거나 폐지함에 따라 중소형사들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긴급출동서비스 특약 보험료도 조정에 들어간다. 흥국화재는 다음달 15일 책임개시일로부터 긴급출동 특약보험료를 3%가량 높일 예정이다.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되지 않고 있고 지금은 블랙박스가 보편화돼 있다”며 “보험료 인하 혜택에 따른 실효성을 확보할 수 없는 만큼 인하 또는 폐지 가능성이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