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가가 부진을 거듭하는 가운데 재계 서열 2위인 현대차그룹의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서만 7조원 넘게 증발했다.
반면, 3위인 SK그룹의 시총은 불어나는 추세라 두 그룹 간 시총 격차가 급격히 좁혀지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11개 상장사의 시총은 전날 종가 기준 105조733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13조1134억원)보다 6.52% 감소한 것이다.
11개 상장사 가운데 8개 기업의 시가총액이 쪼그라들었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37조2267억원→34조5834억원), 기아차(21조2005억원→19조2548억원), 현대모비스(22조9732억원→21조9510억원)의 덩치도 모두 줄었다. 현대글로비스의 시총(10조9313억원→8조663억원)도 20% 넘게 급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SK그룹 17개 상장사의 시총은 전날 기준 94조8389억원으로 올해 들어 3조9천515억원(4.35%) 불어났다.
17개 계열사 중 14개 기업의 덩치가 커졌다.
SK이노베이션(7조8688억원→10조2174억원)이 30% 가까이 늘어났고, SK케미칼(23.12%), SK증권(61.95%), SKC(47.69%) 등의 시가총액도 크게 증가했다.
이에 따라 같은 기간 양 그룹 시총 격차는 이 기간 22조2260억원에서 10조8945억원으로 크게 좁혀졌다.
최근 미국 기준금리 인상 우려가 커지며 달러화 강세 및 엔화 약세 흐름이 다시 부각되고 있어 자동차주가 추가 조정을 받을 경우 양 그룹의 재계 서열이 뒤바뀔 수 있다는 전망마저 제기된다.
각 그룹의 대표주는 이미 자리바꿈을 진행 중이다.
전날 기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은 35조2천717억원으로 현대차의 시총(34조5833억원)을 6884억원 차이로 제치고 2위에 올라섰다.
현대차는 지난해 11월 한국전력 부지 매입 논란으로 SK하이닉스에 2위 자리를 잠시 내준 바 있는데, 이번에 엔저 공습에 직격탄을 맞아 반년 만에 다시 3위로 밀려났다.
현대차그룹주의 부진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부자의 지분 가치도 쪼그라들고 있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정몽구 회장의 지분가치는 전날 기준으로 5조685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천583억원 감소했다.
정의선 부회장의 주식평가액은 2조4천165억원으로 올해 들어 1조5321억원이나 급감했다.
정 부회장의 재산 순위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사장(공동 7위)에게 밀려나 9위로 처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