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송금 개방]카카오 일침-마윈 효과 통했나...외환규제 걷어낸 정부

입력 2015-05-24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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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해외송금 업무 개방을 전격 추진한 배경엔 외환규제가 글로벌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의 출현을 막고 있다는 반성에서 비롯된다. 또한 마윈 알리바바 그룹 회장의 방한이 이를 더욱 촉발시켰다는 분석이다.

특히 정부가 외환규제 방침을 '포지티브 방식'에서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면서 국내 핀테크 업체는 물론, 금융산업의 해외진출도 원활하게 됐다.

이와 관련 이석우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지난 15일 핀테크 학술대회에서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앞에 두고 '작심발언'을 꺼냈다.

정부가 말로는 핀테크 활성화를 외치지만 정작 핀테크 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정부 규제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다음카카오의 소액 송금 서비스 ‘뱅크월렛카카오’를 예로 들었다.

이 서비스를 처음 기획한 건 2012년 3월이었지만 금융당국의 보안성 심의를 통과하는 데만 꼬박 1년 반이 걸렸다고 했다. 그 바람에 사업 승인 요청 후 2년 반이 지나서야 겨우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었다. 그나마 하루 송금액 10만원이 고작이었다. 중국의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 잔액이 100조원인데 경쟁이 되겠느냐는 것이다.

실제로 이같은 이런 규제 때문에 국내 핀테크 기업은 해외에 눈을 돌린지 오래다. 한국NFC·페이게이트를 비롯한 한국 핀테크 업체 5곳이 룩셈부르크 정부의 초청을 받았다. 싱가포르와 미국 조지아주 정부는 아예 한국에 핀테크 기업 유치 전담사무소까지 차렸다.

19일 방한한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도 외환송금 개방의 껍질을 깨는데 일조했다. 그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온라인 결제 시스템 '알리페이'과 관련해 앞으로 한국 기업과 협력해 한국형 알리페이인 '코리아페이'를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앞으로 DT(데이터 테크놀로지) 기술을 기반으로 한 금융시장이 새롭게 대두될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한국 금융 분야에서도 코리아페이를 만든다면 한국 기업의 혁신과 중소기업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면담 등을 통해 이같은 외환송금 시장 개방이 구체화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때문에 이번 외환송금 허용은 이같은 업계의 요청이 철저히 타개하기 위한 규제 완화로 추진될 전망이다.

이미 금융당국은 최근 핀테크 기업의 원활한 시장진입을 위해 전자금융업 등록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오는 6월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핀테크 활성화를 위한 결제 서비스의 걸림돌이었던 공인인증서 의무화도 폐지됐다. 여기에 핀테크 업체가 외환송금도 할 수 있도록 해 글로벌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로 커 나갈 수 있는 배경을 마련한 셈이 됐다.

한 전문가는 "해외송금 시장이 커질 것"이라며 "새로운 서비스가 개발되는 등 핀테크에 새로운 가능성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규제 개방은 금융회사의 해외 진출 촉진도 기여할 전망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최근 "금융부문에서는 감독 관행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금융회사들이 해외 진출과 해외 투자를 확대하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히는 등 금융산업의 해외진출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금융회사의 해외진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열거주의식 외환거래법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시장의 지적이었다. 때문에 이번 조치는 금융사의 해외진출 개선에 도움일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정부가 그간 조각조각 개정된 외국환거래법을 종합정리해 효율성을 꾀한다는 의미도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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