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총리가 2013년 4월부터 추진해온 성장 위주 경제정책의 약효가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일관되게 개혁 조치를 밀어붙이자 내수 및 소비심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반면 한국의 최경환표 구조개혁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세 번째 화살’로 불리는 성장 전략은 구조개혁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갖추겠다는 것이다. 이것으로 아베노믹스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게 대외적인 평가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경제혁신은 우리시대의 소명이자 선택지 없는 외나무다리”라며 “올해는 노동과 금융, 공공, 교육 등 핵심 분야 구조개혁을 반드시 이루겠다”고 말했다.
내수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경제의 현재 상황은 답답하기만 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일 구조개혁이 원활하게 진행되고, 기준금리를 한두 차례 추가 인하하며, 세수 결손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들이 지켜지지 않으면 성장률이 2%대로 하락할 가능성도 높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구조개혁은 거의 올스톱되다시피 하고 있다. 공무원연금ㆍ노동시장 개혁은 좌초될 위험에 빠졌고 서비스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안 등은 국회에 3년 가까이 잠자고 있다.
아베 내각의 규제 개혁이 탄력을 받고 있는 것은 정부와 의회 간 정책 공조 덕분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2013년 말 일본 임시국회에서 아베 정부는 국가전략특구법과 산업경쟁력강화법 등 굵직한 규제 개혁 법안을 통과시켰다.
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팀장은 “우리나라는 사회 이해 상충 때문에 국회에서 법률 개정되는 과정이 쉽지 않다”면서 “법률 개정은 경제적인 파급효과가 지대하지만 국민적인 컨센서스를 이뤄야 하고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노동개혁 부문은 노사정 대타협에 실패해 사실상 좌초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개혁 역시 성과가 나오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공무원연금 개혁은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50% 인상 논란으로 동력을 상실했다.
전문가들은 최경환 경제팀도 강력한 구조개혁 비전 아래 이해관계자들의 동의를 충분히 이끌어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