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들이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금융과 IT가 결합한 핀테크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은행들은 핀테크시장 선점을 위해 전담조직을 신설하거나 태스크포스(TF)를 구성, 통신 및 IT기업과 업무 제휴를 맺는 등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금융사는 IT업체와 간편지급결제나 결제대행 등 일부 업무 협약에 국한데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일부 금융사는 스타트기업 지원이나 전략적 업무 제휴 등을 통해 빅데이터나 크라우드 펀딩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 하나, 국민, 신한 등 시중은행과 KB국민, BC카드 등 카드사들은 핀테크 열풍에 발맞춰 통신 및 IT 업체들과의 제휴를 통해 핀테크 업무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중순 조직 개편을 통해 금융권 최초로 핀테크사업부를 신설, ‘ICT 기반의 혁신적 금융 플랫폼 구축’이라는 사업 목표로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사업을 개발 중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KT와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 개발 업무 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달 28일에는 한국스마트카드와 제휴, 알리페이의 전자결제시스템을 활용해 금융과 교통기능이 융합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단순한 업무 제휴를 넘어 스타트업 기업에 법률적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재 업무 제휴를 협의 중인 핀테크 업체만도 6개에 달한다.
핀테크 열풍이 불기 이전인 지난해 하나은행은 이미 페이팔과 업무제휴를 맺고 소액 해외송금이나 기본적인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아마존과도 지난해 제휴해 한국인 대상 해외 소액송금 서비스를 진행 중에 있다.
지난 2월에는 다음카카오와 핀테크 활성화와 비즈니스 모델·플랫폼 구축 등을 위한 전략적 업무 제휴를 체결했고, 지난달에는 국내은행 최초로 알리페이와 손을 잡고 결제 대행 업무를 시작하기도 했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올해 체결된 핀테크 기업과의 업무 제휴는 총 5건으로, 핀테크 공동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웹케시, 간편결제 및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바리퍼블리카, LG유플러스, SK플래닛, 네이버 등과 업무 제휴를 맺었다. 이밖에도 향후 보안인증 등 서비스 제공을 위해 9개 핀테크 업체와의 업무 체휴를 추진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다음카카오, SK플래닛(페이핀), LG유플러스(페이나우), 하렉스인포텍(유비페이) 등 4개 업체와 간편 결제 서비스 제휴를 맺었으며, 지난 15일 핀테크 오픈플랫폼 사업을 위해 웹캐시와 공식적으로 업무 제휴를 체결한 바 있다.
카드사도 핀테크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BC카드는 지난달 중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유니온페이인터내셔널 및 중국은행과 업무협약을 맺었으며, 페이올·퀵페이·신세계자체결제서비스(SSG Pay)·네이버페이 등과의 제휴를 통해 핀테크 결제 보안 솔루션을 적용할 계획이다.
KB국민카드는 최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와 다양한 결제 서비스 관련 업무 제휴를 맺었으며, 지난 2월에는 NHN엔터테인먼트와 핀테크 활성화 업무협약을 맺고 간편결제 서비스 출시와 오프라인 간편결제 솔루션 보급을 추진하기로 했다.
핀테크가 금융산업에서의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으면서 많은 금융사 및 IT 관련 업체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만,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업체간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것에 비해 구체적인 핀테크 활성화 전략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게 금융권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통신 및 IT업체와 관련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있지만, 해당 사업에 적극적인 IT업체가 많지는 않다”며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서는 IT업체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급결제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IT업체들이 금융권에 좀 더 과감하게 문을 두드려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