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20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 사장단회의에 질 생 크로와 태양의서커스 수석부사장을 초청해 ‘질주하는 상상력’에 대한 주제 강연을 들었다.
질 생 크로와는 서커스를 공연 산업의 새로운 장으로 탄생시킨 인물로 평가받는다. 건축사 일을 정리하고 히피 생활을 하던 그는 서커스에 죽마 곡예를 접목해 예술성을 극대화했다. 지난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태양의서커스는 공연뿐만 아니라 콘텐츠, 캐릭터 등 다양한 사업 모델로 연매출 10억달러 이상을 올리는 등 공연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했다.
이날 이준 삼성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 팀장(부사장)은 “질 생 크로와는 이번 강연에서 상상력과 창의성을 강조했다”며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말했다.
삼성그룹의 최대 경영화두는 혁신이다. 이건희 회장은 늘 ‘위기론’을 앞세워 혁신을 강조해왔다. 와병 중인 이 회장의 공백을 메우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주요 경영진에 항상 혁신적 사고를 당부하고 있다. 이 부회장 스스로도 인수·합병(M&A), 지분 투자, 기술 제휴 등 외부 수혈에 유연한 개방형 혁신 전략을 펼치며 삼성의 미래를 이끌고 있다.
삼성그룹은 임직원들이 창의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집단지성 시스템 ‘모자이크’와 창의적인 인재들로 구성된 ‘C랩(Lab)’을 연계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모자이크에 제안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C랩을 거쳐 사업화까지 이어지는 삼성전자 만의 독특한 시스템이다.
지난해 3월 말 첫 선을 보인 모자이크는 지난 1년간 총 6만300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해 15만 건의 게시글 수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모자이크를 통해 출원된 특허는 50건이 넘고, 약 90건이 사업화를 위한 검토 단계에 있다. 특히 타 부서 직원들의 새로운 시각과 다양한 의견이 반영되는 등 사업부 경계를 넘어선 소통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모자이크에 등록된 아이디어가 임직원의 평가를 거쳐 실현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C랩’ 제도를 통해 사업화를 적극 지원한다.
C랩은 시험적으로 운영하던 창의개발연구소 등 소규모 혁신조직을 2012년 12월 상설조직으로 제도화하면서 설립됐다. 아이디어를 가진 임직원들에게 독립된 근무 공간을 제공하고 성과에 대한 보상을 실시한다. C랩 프로젝트 공모전에 선발되면 1년간 현업부서에서 벗어나 팀 구성부터 예산 활용, 일정까지 팀원 스스로 결정·운영할 수 있다. 창의적 역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건설적 실패’를 용인하는 점도 특징이다. C랩에서 사업화된 대표적인 아이템으로는 ‘안구 마우스’와 ‘뇌졸증 예고모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