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 징크스’를 잊은 두 여자 프로골퍼가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주인공은 스무 살 동갑내기 고진영(넵스)과 김민선(CJ오쇼핑)이다.
고진영은 넥센ㆍ세인트나인 마스터즈와 교촌 허니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했고, 김민선은 KGㆍ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다. 시즌 7개 대회를 마친 가운데 이들이 가져간 우승 트로피는 3개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빅3’로 주목받던 이정민(23ㆍ비씨카드), 전인지(21ㆍ하이트진로), 허윤경(25ㆍSBI)을 압도하는 분위기다.
이들의 맹활약은 기록이 입증한다. 고진영은 대상 포인트(148)와 상금 순위(3억1326만원)에서 각각 1위에 올랐고, 김민선은 대상 포인트(78) 4위, 상금 순위(1억5117만원)는 5위를 마크하고 있다. 드라이브샷 평균 비거리(262.50야드)는 1위다.
무엇보다 꾸준한 성적이 두 선수의 신뢰감을 뒷받침하고 있다. 고진영은 올 시즌 7개 대회에 전부 출전해 5차례나 톱10에 진입(71.48%)하는 저력을 보였다. 아쉽게 준우승에 머문 삼천리 투게더 오픈에서는 기상 악화로 최종 3라운드를 치르지 못해 전인지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김민선 역시 올 시즌 7개 대회에 전부 출전해 3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다. 하지만 경기 내용 면에서는 확실히 지난해와 다르다. 평균 262.50야드나 날아간 드라이브샷에 고감도 아이언샷까지 장착, 평범한 여자선수들의 플레이는 아니라는 평가다. 17일 끝난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도 4위에 오르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어 2년차 고진영과 김민선의 선전은 올 시즌 KLPGA투어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시즌 전만해도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빅3’에게 집중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어긋났다. 전인지와 이정민은 각각 1승을 챙겼지만 허윤경은 아직 우승이 없다. 두 차례 톱10 진입이 전부다.
하지만 승부는 지금부터다. 21일 개막하는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아직 22개 대회나 더 치러야 한다. 특히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과 한화금융 클래식(이상 총상금 12억원),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하이원리조트 오픈(이상 총상금 8억원) 등 대규모 상금 대회가 차례로 열린다. 문제는 체력과 부상이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체력적 한계를 드러내는 중반전 이후 무더운 여름이 시작된다. 대규모 상금 대회는 중반전 이후 몰려 있다. ‘2년차 징크스’를 넘어 새 여왕 자리를 노리는 고진영과 김민선이 반격에 나선 ‘빅3’ 이정민, 전인지, 허윤경의 피할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이 골프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