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동조합이 하나금융의 ‘2·17 합의서 수정안’에 답을 주지 않고 있다. 법원 2차 심리에 앞서 하나금융은 지난 12일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노조로부터 답을 받지 못했고 법원 심리에서도 답을 받지 못했다.
외환은행 노조 변호인은 “시간을 더 주면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가 커 대화보다 오는 6월 3일 최종 요약 서면 제출을 통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김용대 수석부장판사) 심리에서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간 대화 내용이 공개됐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과의 대화에서 통합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나금융이 제시한 ‘2·17 합의서 수정안’에 대해 사실상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하나금융은 법원 심리에서 김기철 전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최소 5년간 독립법인 유지조항이 핵심”, 2차 대화에서 박상기 숭실대 교수는 “합의에 이르지 않으면 계속 독립한다”고 발언했다고 밝혔다.
특히 하나금융은 3차 대화에서 김지성 외환은행 전 노조위원장은 “합치게 되어 있다는 표현 자체가 잘못된 것이다. 합치게 되어 있지 않다. 영원히 투뱅크 체제입니다”라고 발언했다고 공개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법원 심리 후 ‘2·17 합의서 수정안’과 관련해 하나금융의 발표가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언론의 보도와 달리 하나금융은 ‘외환 포함’을 약속하지 않았다”며 “하나측은 행명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 자체를 밝힌 바 없다”고 반박했다.
또 이 관계자는 “하나금융은 자신들 마음대로 통추위를 한다. 직원 대표인 노조를 협상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지난해 합병 동의서 강요 사태와 같이 직원을 동원한 여론 조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법원 심리의 쟁점으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된 개인정보제공 동의서 문제와 관련, 외환은행 노조 변호인은 “나는 모른다. 언론에 나면서 알게 됐다”라고 밝혔다.
다만 외환은행 노조 변호인은 “하나금융의 진정한 의도는 가처분 결정 취소를 통해 조기 합병의 전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경직된 태도로는 상호 의미 있는 대화를 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변호인은 “태도가 경직됐다고 하는데 하나금융은 끊임없이 의견을 마련했다. 오히려 노조 측이 의견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