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으로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던 파라자일렌(PX)이 최근 중국에서 시작된 돌발 호재로 가격이 반등하며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정유사들은 올해에는 시황이 확실히 좋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3일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이달 8일 기준 PX 가격은 톤당 970달러를 기록했다. 약 한달 새 가격이 20% 넘게 상승했다.
PX가격이 상승하면서 원재료인 납사와의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스프레드도 계속 커지고 있다. 한달 전 300달러 초반이었던 PX와 납사 스프레드는 4월 셋째주 373달러, 5월 첫째주 395달러까지 올라 400달러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PX는 2년전 톤당 2000달러에 거래될 정도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통했다. 하지만 3~4년전부터 업계가 PX 생산라인을 급격히 늘리면서 공급이 수요보다 많아져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에 정유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PX공장 가동률을 낮출 수 밖에 없었다.
업계에서는 최근 PX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중국에서의 폭발 사고와 공장 가동 중단을 꼽는다. 지난달 6일 중국 푸젠성에 있는 160만톤 규모의 PX 공장 폭발사고로 연간 600만톤 규모의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생산라인이 멈췄다. 또 중국 저장성에 위치한 위양동(yuandong)도 지난달 PTA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PTA는 PX를 가공해 만드는 중간재로, 페트(PET)병과 필름 등의 원료로 쓰인다.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국내 정유사들은 중국발 호재가 PX 시황에 긍정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5일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SK인천석유화학이 PX 시황 호조 등에 힘입어 올해 확실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파라자일렌 관련 기업들의 연이은 돌발 사고로 수급환경이 개선됐다”며 “지난해 4분기보다 시황이 나아지는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