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현장클릭]서울 도시계획의 상징 세운상가 재개발

입력 2007-01-02 08:39 수정 2007-01-0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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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7년 최초의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로 설계된 세운상가는 현대세운(1967,13층), 신성상가(1967,10층), 청계상가(1967,8층) 등으로 구분된다. 이들 모두를 통칭한 것이 세운상가로 불리우는 것들로서 하부는 상가, 상부는 아파트로 구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주상복합 건물이 세운상가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현대 건축의 대가로 꼽히는 김수근씨의 설계로 이루어지기도 관심을 모으던 세운상가는 시대의 변화와 함께 ‘애물덩어리’로 바뀌게 된다. 이러한 세운상가가 개발 급물살을 타게 된 것은 지난 2002년 청계천 개발부터다. 이명박 전시장이 역시 대형상권이 형성돼 있던 청계천에 우선 메스를 댐으로써 그때까지 요원해보이던 세운상가 개발도 본격적인 탄력을 맞게 됐다.

세운 4구역 첫 삽 뜬다

한국판 롯본기힐스 벤치마킹

종로에서 퇴계로까지 이어지는 도심 최대 상권인 세운 상가는 기존 컴퓨터 도매상권 등 상업기능과 업무기능을 동시에 망라하고, 여기에 종묘공원에서 남산으로 이어지는 녹지축을 심는 형태의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지난 10월, 세운상가 일대 13만3000여 평이 중심지형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되면서 세운상가는 아제 국가차원의 사업으로 격상된 상태다. 서울시는 세운상가 재정비 지구 중심부 남북으로 폭 90m 규모의 녹지축을 조성하고 곳곳에 대형 광장을 만들어 보행자 중심의 녹지 체계를 구축키로 했다.

또 세운 2•3•4•5구역에는 도심 상권을 활성화하고 도심 공동화를 해소하기 위해 주거 상업 업무 엔터테인먼트 등의 기능이 어우러진 다기능 복합시설이 들어설 수 있도록 했다. 이때 녹지축 주변에 주거 시설을 집중 배치해 쾌적한 주거 환경을 갖추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세운상가 재개발계획은 전체 4만6천 여평의 부지를 녹지축과 도로에 따라 총 8개 블록으로 나눠 진행된다. 이중 가장 빠른 진척을 보이고 있는 곳은 종로4가와 청계천에 닿아 있는 종로구 예지동 85번지 일대 4구역으로, 4구역은 올 연초 일본 ‘롯본기 힐스’를 벤치마킹한 실시계획이 수립돼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세운상가 4구역은 지난 3월 사업 시공자로 대림산업 컨소시엄이 선정돼 현재 건축 설계가 진행 중이다. 대림산업 컨소시엄은 이 곳에 1조5000억원을 투입해 지하 7층, 지상 32층의 복합 업무시설을 건립할 계획이다.

시가 지난 2004년 국제현상공모를 통해 선정한 4구역 설계안은 미국 건축가 코터 김과 국내 무영건축, 동우건축의 공동설계 작품으로, 설계안에 따르면 세운상가 4구역 약 1만평 부지는 최대용적률 749.79%, 최고 높이 32층의 주거와 상업기능이 복합된 건물 수개동이 지어진다.

또한 세운상가 재개발에는 세운상가 특유의 영세필지와 복잡한 지분 관계를 고려해 신탁개발방식이 적용된다. 신탁재개발 방식은 토지주와 건물주로부터 땅을 신탁받은 회사가 설계에서 시공, 자금조달, 분양에 이르는 재개발 사업을 대행하는 것으로, 공사 기간에는 토지주와 건물주에게 일정 수준의 임대료를 제공하고 공사가 끝나면 재개발과정에서 발생한 관리운용수익을 토지소유자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세운상가 재개발사업은 시행자인 중구청이 내년까지 실시계획을 내놓고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들어갈 계획이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임차상인 이주 부지선정 지연, 공영개발을 둘러싼 서울시와 구청간 마찰, 그리고 녹지와 경관 보호를 둘러싼 시민단체의 개입 등 산적한 문제가 하나 둘이 아닌 상태다. 가장 큰 문제인 임차상인 이주 부지는 송파구 문정동에 지어질 예정인 동남권 유통단지 건립 이전까지 구 전매청(종로 4가 로터리 부근)자리로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강세 이어지지만 투자는 글쎄

초기 투자비 높고, 거래 어려워

한편 세운상가 재개발구역의 지분 호가는 잇따라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귀금속, 조명, 전자 상가 등의 업종이 들어서 있는 4구역의 경우 청계천변의 인근 점포는 불과 2주 전까지 10평 기준으로 평당 8000만~9000만원 하던 것이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평당 1억~1억1000만원으로 올랐다. 구역 안쪽도 5평짜리 기준으로 평당 2000만~2500만 원에서 평당 3000만~3500만원으로 호가가 형성돼 있다.

호가강세는 4구역에 이은 다음 순서로 꼽히는 5구역도 마찬가지다. 청계천변을 따라 10평짜리 점포가 평당 1억 원 안팎, 구역 안쪽으로 5평짜리 점포가 평당 2500만~3000만원 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에 따라 지분거래는 미약한 편. 이 일대는 일단 중개업소 자체가 몇 되지 않을 정도로 ‘특별한’ 투자자들 아니면 쳐다도 보지 않는 곳으로 돼 있는 상태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 10월 재정비촉진지구 지정 당시에는 지분 호가가 치솟으며 투자 문의가 이어졌지만 곧바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투자 문의는 끊어졌다.

대다수 투자자들은 세운상가 일대에 지어질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에 투자 목적을 두고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지분가격에 조합원 분담금을 고려할 경우 수익성은 인근 용산 등에 비해 높지 않다고 파악하고 있는 상태다.

세운상가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개발계획과 상관없이 높았던 지분가격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높은 조합원 분담금 등을 고려할 때 인근 용산 등과 비교해 투자수요들이 매력적인 투자처로 생각지는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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