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신원 회장은 지난달 자신이 보유 중인 SK텔레시스 지분 17.30%(1574만주) 중 1300만주를 회사측에 증여했다. 또 이후 이뤄진 SK텔레시스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40여억원을 투입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도 보유 주식 2000만주를 SK텔레시스 자사주로 증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최신원 회장이 현재 보유 중인 SK텔레시스 지분은 4.16%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악화된 재무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최신원 회장의 책임경영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라고 밝혔다.
특히 최신원 회장이 최근 지분 증여를 통해 SK텔레시스의 경영정상화와 계열사인 에이앤티에스의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동시에 해소하기 위한 포석을 깐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에이앤티에스는 현재 최신원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연매출 940억원과 2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SK텔레시스에 대한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매출의 90%를 상회하고 있는 등 현재 대기업집단 사익편취 규제대상 기업에 포함돼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재계 일각에서는 최신원 회장이 두 회사의 합병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두 회사가 흡수합병을 할 경우 SK텔레시스는 재무구조와 실적 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에이앤티에스는 일감몰아주기 규제 부담을 해소할 수 있다.
최신원 회장 입장에서는 합병카드가 현재의 두 가지 부담요인을 한번에 털어낼 수 있는 묘수가 될 수 있는 셈이다.
합병에 대한 부담감도 적다. 우선 SK텔레시스와 에이앤티에스는 지배구조가 다를 뿐, 영업구조상 수직계열화된 형태를 띠고 있다. 또 최신원 회장이 SK텔레시스 지분을 자사주 형태로 증여를 해 지분율을 크게 낮췄기 때문에 합병 후 늘어날 수 있는 SK텔레시스 지분율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되는 총수 일가 지분 기준(20%)을 피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SKC 관계자는 “합병설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