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잠’ 마친 아모레퍼시픽 귀환...힘빠진 코스피 안전판 될까

입력 2015-05-08 09:24 수정 2015-05-08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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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코스피 상승장의 주역이었던 아모레퍼시픽이 2주간의 단잠을 마치고 가벼워진 몸으로 돌아왔다. 최근 코스피가 힘을 잃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아모레퍼시픽의 귀환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재료가 될 수 있을지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액면분할을 위해 10거래일간 거래정지에 들어갔던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아모레그룹)은 액면가를 10분의 1로(5000원→500원) 낮추고 이날 다시 거래를 재개했다. 거래정지 전 1주당 388만4000원이었던 ‘황제주’ 아모레퍼시픽은 38만원 선에서, 163만원이었던 아모레G는 16만원대에서 거래가 재개됐다. 두 종목은 나란히 4%대 하락세로 출발해 3%대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이 아모레퍼시픽의 귀환에 주목하는 이유는 그간 이 회사가 보였던 견조한 상승흐름 때문이다. 연초 233만원이었던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지난달 20일에는 사상최고치인 400만5000원까지 올랐다. 시가총액 순위도 연초 16위에서 15위(3월초), 13위(4월초) 등으로 한두 계단씩 오른 뒤 거래정지 직전에는 7위까지 뛰었다.

이같은 상승세는 코스피 전체의 상승에 상당한 촉매제가 됐다. 앞서 대신증권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올해 코스피가 저점을 찍었던 지난 1월 16일부터 지난달 20일까지 코스피의 상승폭(258포인트) 가운데 22.1포인트는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에 의한 것이었다. 지수 전체의 상승폭 가운데 8.6%를 두 회사가 끌어올린 셈이다.

전문가들은 아모레퍼시픽의 상승추세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고 있다. 19개 증권사가 제시한 아모레퍼시픽 목표주가는 평균 419만원이다. 분할 액면가를 반영해 계산하면 41만9000원이다. 500만원(노무라증권), 540만원(KDB대우증군) 등의 목표주가도 있었다. 30만원대에서 거래를 재개한 아모레퍼시픽이 향후 상승할 여지가 있다는 얘기다.

함승희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중국 화장품 시장은 이제야 고도 성장기에 진입하고 있다”며 “수십 년의 고성장을 이어갈 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소비자의 수요 흡수에 가장 적합한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기대감에 따른 상승세를 보였던 만큼 단기적인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현진 동부증권 연구원은 “거래정지 기간 동안 화장품 업종의 주가가 많이 빠졌기 때문에 업황대비 아모레퍼시픽의 괴리율이 좀 더 커졌다”면서 “하지만 1분기 실적전망이 나쁘지 않기 때문에 조정폭이 길거나 깊지는 않을 것. 펀더멘털 자체는 우상향”이라고 말했다.

액면분할의 긍정적인 효과를 예상하는 시각도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액면분할에 따른 ‘가격착시’로 개인투자자의 참여가 늘면 수급이 개선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며 “거시여건을 고려할 때 1~4월만큼의 기여도를 내기는 어렵겠지만 최소한 지수의 안전판을 제공하는 ‘버팀목’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장품업계를 둘러싼 환경변화는 아모레퍼시픽에 우호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김미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정부가 화장품 등 대중소비제품의 소비세를 낮추거나 폐지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과 관련해 “중국 현지에서 매장을 열어 유통 채널을 확보해가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에 유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5년간 평균 34.3%씩 증가해 온 우리나라의 화장품 수출실적은 지난해에도 전년대비 40.3% 증가했다. 가장 많이 수출된 국가는 중국(5억3360만달러)로 중국에 대한 화장품 수출 성장률은 지난해만 무려 86.7%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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