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깡패’, ‘화석선배’. ‘빨대족’ 등 채용 시장이 얼어 붙으면서 힘들어하는 구직자들의 모습을 반영한 신조어들이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끈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www.saramin.co.kr)은 ‘2015년 채용 시장 신조어’를 7일 발표했다.
먼저 ‘취업깡패’는 다른 과들보다 취업이 잘 되는 과를 일컫는다. 예전에는 경영학과가 취업시장에서 각광받았다면, 몇 년 전부터 공대생들의 힘이 강해지고 있다. 주요 대기업이 이공계 출신 채용 비율을 높이거나, 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대생 중에서도 일명 전화기(전자·화공·기계) 전공자들이 대세로 꼽힌다.
극심한 취업난으로 취업 전까지 학생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졸업을 미루는 'NG(No Graduation)족이 늘면서, 학교를 오래 다니고 있는 고학번 선배들은 ‘화석선배’로 비유되고 있다. 새내기들의 입장에서 고학번들이 오래된 조상처럼 느껴진다는 의미로, 삼엽충, 시조새, 고려청자라고도 불린다.
또한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것도 모자라 내 집 마련, 인간관계까지 포기하는 ‘5포세대’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취업과 희망까지 포기한 세대라는 의미의 ‘7포세대’란 말까지 등장했다.
30대가 넘어서도 부모로부터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고 기대 살아가거나, 더 나아가 아예 부모의 노후 자금까지 자기 돈처럼 사용하는 자녀를 비꼬아 ‘빨대족’이라 부른다.
‘이케아세대’란 뛰어난 스펙을 갖췄지만 낮은 급여와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젊은 세대들을 실용적이고 세련됐지만 저렴한 가격의 가구 브랜드 이케아(IKEA)에 빗대어 표현한 말이다.
‘달관세대’는 일본의 사토리 세대에서 시작된 말로 욕심 없이 현재에 만족하며 무욕적인 삶을 살아가는 세대를 지칭한다. 절망적인 미래를 걱정하는 대신 현재 행복하게 사는 것이 낫다며 인생을 초월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높은 청년 실업률로 인해 이미 좌절한 청년들이 희망도 의욕도 없이 무기력해진 모습을 반영한다.
‘취업9종세트’란 신조어도 나왔다. 대통령직속 청년위원회 ‘2030 정책참여단 스펙조사팀’에 따르면, 취업을 위해서 쌓아야 하는 스펙이 9종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기존의 ‘학벌, 학점,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에서 ‘공모전 입상, 인턴 경력’에 더해 최근에는 ‘사회봉사, 성형수술’까지 포함된다.